이별의 괴담: 네가 남긴 흔적들
그녀가 떠난 후, 아파트에 남은 그녀의 물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욕실에 걸려있던 분홍색 수건이었다. 내가 씻고 나와 보니 어제까지 분명히 걸려있던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내가 어디 걸어놨나?' 생각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다음은 그녀가 좋아하던, 벽장 구석에 놓아둔 도자기 고양이 인형이었다. 하루는 평소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데, 문득 고개를 돌리니 그 인형이 사라져 있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분명 어제까지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이별 후 세 달,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환각을 만들어내는 걸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 다음날에는 그녀가 좋아하던 머그컵이, 그 다음에는 책상 위의 미니 선인장이, 하나둘씩 차례대로 사라져갔다.
밤에는 그녀의 향수 냄새가 희미하게 감돌았다.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시면, 마치 그녀가 옆방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때로는 깊은 밤, 누군가 부엌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항상 야식을 먹던 시간이었다.
"미쳐가는 건가?" 거울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 순간, 거울 속 내 뒤편으로 익숙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재빨리 돌아봤지만,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열흘째 되던 날, 내 침대 옆 서랍에서 발견한 편지. 그녀의 필체였다. "당신이 나를 기억하는 한, 나는 완전히 떠날 수 없어요." 소름이 돋았다. 그 편지는 내가 본 적 없는 것이었다. 그녀가 떠난 후에 쓰여진 것 같았다.
열두 번째 밤, 꿈에서 그녀를 만났다. 꿈속에서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두고 간 것들을 하나씩 가져가고 있어. 마지막 것을 가져가면 정말 떠날게." 잠에서 깨어나 떨리는 손으로 일기장을 펼쳤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가져갈 것은 무엇일까?' 공포에 질린 채 적었다.
이틀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사라졌던 수건, 인형, 머그컵, 모든 것이 돌아와 있었다. 대신 벽에 걸려있던 우리의 유일한, 함께 찍은 사진이 사라졌다.
그날 밤, 이불을 덮고 누웠을 때 갑자기 깨달았다. 그녀가 가져간 마지막 물건은 사진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마음속 그녀에 대한 미련이었다. 창문 밖으로 바람이 불어왔고, 그 바람에 실려 온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정말 안녕."
다음 날 아침, 처음으로 그녀 없는 세상이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 밤이 깊어질 때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실제 유령인지, 아니면 내가 만든 이별의 괴담인지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