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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여름

여름의 이별: 흩어지는 태양의 조각들

여름은 항상 우리의 이별로 시작되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다섯 번째 여름이 저물어갈 때였다.

오후 세 시, 매미 소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그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화면은 밝게 빛났지만 내용은 차가웠다. "이제 정말 끝내자." 그 순간 에어컨 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내 몸은 이상하게도 뜨거웠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건 열대야 때문일까, 아니면 마침내 다가온 이별의 열기 때문일까.

우리는 다섯 여름 동안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했다. 장마철이 시작되면 그녀는 어김없이 돌아왔고, 매년 8월 초복 무렵에 사라졌다. 마치 계절의 법칙처럼 정확했다. 처음에는 그저 우연이라 생각했다. 두 번째는 기묘한 일치라 여겼다. 세 번째부터는 의심스러웠고, 네 번째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다섯 번째 여름.

"한강에서 마지막으로 만나자."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와 있었다. 흰 원피스가 강바람에 나풀거렸다. 그녀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아름다웠지만 어딘가 달라 보였다. 무언가를 결심한 사람의 눈빛이었다.

"알고 있었니?" 그녀가 물었다.

"뭘?" 내가 되물었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가 여름에만 만날 수 있다는 걸."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놀랍도록 차가웠다.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그녀의 손은 얼음장 같았다.

"나는 여름에만 존재해. 다른 계절에는... 여기 없어."

웃음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웃음 뒤에는 공포가 있었다. 그녀의 진지한 눈빛, 우리의 기이한 만남과 이별의 패턴, 그리고 지금 내 손을 잡고 있는 차가운 손. 모든 것이 이상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시간이... 내 시간이 다 되어가."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검은 구름이 태양을 가렸다. 그녀의 모습이 점점 투명해졌다. 마치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처럼 흐릿해지더니, 내 눈앞에서 흩어져갔다.

"잘 있어. 다음 여름에는..."

마지막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사라졌고, 순간 소나기가 쏟아졌다. 여름의 뜨거운 빗방울이 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니, 그것은 비가 아니었다.

지금도 나는 매년 여름이 오면 한강을 찾아간다. 그녀가 설명하지 못한 마지막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서. 어쩌면 다음 여름에는 나도 그녀처럼 될지 모른다. 그래서 여름이 끝날 때마다 조금씩 투명해지는 내 손가락을 바라보며, 나는 다음 여름의 시작을 조용히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