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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자매

이별의 자매: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

동시에 울린 두 개의 전화기가 어둠 속에서 파란빛을 뿜어냈다. 나는 알았다. 엄마가 떠났다는 것을. 휴대폰을 집어 들기도 전에.

창밖으로 내리는 봄비는 유리창에 그림자를 드리웠고,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가 가슴 깊은 곳의 슬픔을 대신 표현해주는 듯했다. 나는 화면을 응시했다. '주연 언니'라는 이름이 반짝였다. 5년 만의 연락.

"소연아." 언니의 목소리는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낮고 무거웠다. "엄마가..."

"알아." 내가 말을 잘랐다. "나도 방금 연락받았어."

침묵이 우리 사이를 가득 채웠다. 5년 전, 우리는 서로를 다시 보지 않기로 맹세했다. 엄마의 오랜 병환으로 지친 두 딸,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놓고 벌인 숨막히는 다툼, 그리고 마지막 날 밤 서로에게 던진 잔인한 말들. 이제 엄마의 부재가 우리를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장례식은 내일 오전이래." 언니가 말했다. "오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가슴 한 켠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언니는 여전히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내가 던진 말은 '네가 엄마를 죽이는 거야'였으니까.

"올게." 목소리가 떨렸다. "내 엄마이기도 해."

다음 날, 장례식장은 예상보다 한산했다. 오랜 투병으로 지인들도 하나둘 멀어졌을 테고, 가족이라곤 우리 자매뿐이었다. 언니는 검은 원피스를 입고 현관에 서 있었다. 5년 전보다 더 마르고 창백해진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강인한 눈빛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나란히 앉아 조문객을 맞았다. 가끔 시선이 마주치면 어색하게 외면했다. 긴장이 흐르던 그때, 장례식장 직원이 봉투 하나를 건넸다.

"고인께서 생전에 맡기신 겁니다. 두 따님에게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봉투 안에는 낡은 일기장과 함께 두 개의 봉투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주연에게', 다른 하나는 '소연에게'.

장례식이 끝나고 조용한 카페에서 우리는 각자의 편지를 펼쳤다. 눈물이 차올라 글자가 번졌지만,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사랑하는 내 딸들에게. 엄마가 가장 후회하는 것은 너희 사이에 갈등을 만들었다는 거란다. 내 병간호를 두고 너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어. 하지만 엄마의 마지막 소원은 너희가 다시 자매로 함께하는 것이야.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피를 나눈 사람들이니까.'

나는 언니를 바라봤다. 그녀도 나를 보고 있었다. 처음으로 우리의 시선이 솔직하게 마주쳤다.

"엄마 일기장..." 언니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같이 볼래?"

우리는 일기장을 펼쳤다. 표지 안쪽에 작은 글씨로 적힌 문장이 있었다.

'이별은 슬픔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입니다. 내 소중한 두 딸이 서로에게 돌아가길 바라며.'

그날 밤, 우리는 엄마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어린 시절 사진첩을 펼쳐보았다. 웃음소리가 오랜만에 그 공간을 채웠다.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때로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서서히 깨닫고 있었다. 어쩌면 엄마의 마지막 선물은 이것이었을지도 모른다 - 두 자매가 다시 만나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