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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썸타기

자기계발과 썸타기: 그를 얻기 위한 101일의 프로젝트

처음 그의 연락처를 받았을 때, 나는 내 인생을 바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와의 썸, 101일 안에 성공시키기"—노트북에 굵은 글씨로 제목을 적으며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첫 번째 단계는 '자기 분석'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강점, 약점을 모두 나열했다. 연필 끝을 씹으며 적어 내려간 목록은 충격적이었다. '약점: 대화 중 너무 많이 웃음, 상대방 눈 못 보고 바닥만 봄, 흥미로운 주제 부족...' 목록은 끝없이 이어졌다.

마치 회사 프로젝트처럼, 나는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자기계발서 다섯 권을 구매했고, 유튜브에서 '매력적인 대화법' 영상을 찾아봤다. 심지어 데이팅 코치의 온라인 강의까지 결제했다. 이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주간 목표와 일일 실천 사항을 정했다. '오늘의 과제: 거울 보며 눈 맞추기 연습 30분, 시사 뉴스 읽고 대화 주제 3개 준비하기.'

우리의 카톡은 늘 밤 11시쯤 시작되었다. 그전까지 나는 '흥미로운 질문 목록'을 검토하고, 적절한 유머와 함께 대화를 이끌어갈 준비를 했다. 일주일 만에 그는 내게 "카페에서 만날래?"라고 물었다. 엑셀에 입력해둔 진도표보다 빠른 성과였다.

주변 친구들은 내가 소개팅 하나에 왜 그렇게 진지한지 이해하지 못했다. "너무 계획적인 거 아니야?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안 돼?"라는 말에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인생의 모든 영역에는 성장 가능성이 있어. 썸도 예외는 아니지."

이상하게도, 그와의 만남이 거듭될수록 나의 '썸 프로젝트 플래너'는 점점 덜 열어보게 되었다. 60일째 되던 날, 그가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 나도 모르게 내 약점 목록에 있던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서로의 불완전함에 웃었고, 그 웃음이 이전의 어떤 계획된 대화보다 따뜻하게 느껴졌다.

90일째 되던 날, 내 노트북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썸 프로젝트' 파일을 발견했다. 마지막 업데이트는 한 달도 더 전이었다. 그날 밤, 그가 내 손을 잡았을 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자기계발은 결국 '더 나은 나'가 되는 과정이었지만, 진정한 성장은 계획표를 버리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에 일어났다는 것을.

101일째 되는 날, 그가 물었다. "네가 처음 내 연락처 받았을 때, 뭐라고 생각했어?" 나는 잠시 침묵했다. 노트북 깊숙한 폴더에 숨겨진 나의 비밀 프로젝트를 고백할까 망설였지만, 대신 웃으며 대답했다. "솔직히? 네가 내 인생의 가장 뜻밖의 프로젝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내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그의 미소 속에서 나는 다음 장에 쓰일 새로운 프로젝트의 제목을 떠올렸다: '함께 성장하기 - 기한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