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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남사친

두 자매와 한 남사친: 비밀의 삼각관계

수연의 일기장이 사라진 건 남사친 민준이 우리 집에 놀러 온 그날 저녁이었다. 방 안을 뒤집어도 보이지 않는 일기장을 찾으며, 나는 동생 수연이 그토록 아끼던 그 파란색 노트에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언니, 내 일기장 못 봤어?" 수연이 문간에 서서 물었다. 그녀의 눈가는 불안으로 떨리고 있었다.

"아니, 못 봤어." 거짓말이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이상하게도 일기장이 사라진 것에 대한 동생의 공포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우리 자매는 항상 모든 것을 공유했다. 옷, 화장품, 비밀까지. 하지만 민준만큼은 달랐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 자매와 함께 자란 민준은 내게는 남사친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수연의 눈빛이 그를 향할 때 달라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한창 봄볕이 따스하던 어느 오후, 민준이 보낸 메시지가 내 휴대폰을 울렸다. "오늘 저녁에 너희 집에 가도 돼? 중요한 얘기가 있어." 그의 메시지에는 평소와 다른 무거움이 담겨 있었다.

민준이 도착했을 때, 거실에는 달콤한 케이크 향기가 가득했다. 수연은 특별히 그를 위해 케이크를 구워놓았다. 우리 셋은 오랜만에 모여 웃고 떠들었지만, 공기 중에는 뭔가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 대학 유학 가기로 했어." 민준의 말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수연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4년 정도는 한국에 못 올 것 같아."

그날 밤, 민준이 떠난 후 수연은 방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장이 사라졌다. 나는 둘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다. 그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자라난 질투심이었다.

일주일 후, 민준의 출국 날이었다. 공항에 나간 건 나뿐이었다. 수연은 몸이 안 좋다며 집에 남았다.

"이거, 수연이 일기장이야." 민준이 가방에서 파란색 노트를 꺼냈다. "실수로 내가 가져갔어. 돌려줘."

일기장을 받아든 나는 물었다. "너... 읽었어?"

민준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떠나야 해. 수연이가... 나를 좋아한대. 그런데 네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자기 마음을 숨겨왔대."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 무너졌다. 그건 단순한 오해가 아니었다. 진실이었다. 우리 자매는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다.

"수연이한테는... 내가 널 좋아한다고 말했어." 민준의 목소리가 떨렸다. "너희 자매 사이가 흔들리는 걸 원하지 않아서."

공항을 빠져나오며, 손에 쥔 일기장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가방에서 내 일기장을 꺼내 나란히 놓았다. 하나는 파란색, 하나는 빨간색. 두 자매의 비밀이 담긴 두 개의 노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결심했다. 우리의 일기장을 맞바꿔 읽기로. 어쩌면 그것이 우리 자매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