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불빛 아래, 자매
흰 형광등 불빛이 복도를 따라 죽은 물고기의 배처럼 하얗게 빛났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나는 아홉 시간째 같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내 동생 세희가 수술실에 들어간 지 정확히 아홉 시간. 간 이식 수술은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건지, 아니면 무언가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괜찮을 거야." 어머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목소리는 흔들렸다. 누구를 안심시키는 말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세희와 나는 어릴 때부터 물과 기름 같은 자매였다. 그녀는 늘 빛나는 존재였고, 나는 그림자 같았다. 그녀가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을 할 때, 나는 학교 축제에서 실수로 무대 장치를 무너뜨렸다. 그녀가 의대에 합격했을 때, 나는 세 번째 재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희는 단 한 번도 나를 무시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녀를 멀리했다.
"언니, 내가 간을 기증할게." 세희가 황달로 누런 얼굴로 내게 말했을 때,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너같이 완벽한 사람이 이런 나 같은 사람한테?" 그녀는 그저 미소지었다. "우리는 자매잖아."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녀에게 품었던 질투와 열등감이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이었는지. 그러나 수술 직전, 의사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세희의 간은 건강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보다 더 나빴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6개월 전 검진에서 이미 간경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수술은 뒤바뀌었다. 내가 그녀에게 간을 주기로 했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세희는 내 손을 꼭 잡고 속삭였다. "언니, 미안해. 내가 이기적이었어."
"아니야. 내가 더 이기적이었어."
수술실 문이 열렸다. 의사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두 분 다 안정적이십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동생분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간이식만으로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필요한 것이 더 있다면, 무엇이든 기증하겠습니다."
어머니가 흐느끼며 내 어깨를 껴안았다.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평온했다. 형광등 불빛 아래, 병원 복도에서, 나는 처음으로 세희보다 더 빛나는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제야 알았다. 자매라는 것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빛이 되어주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