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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보드게임

자매의 마지막 보드게임

유리 조각 같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흩어졌다. 내가 주사위를 굴리자 동생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언니, 이번엔 정말 이길 거야." 우리가 마주 앉아 하는 보드게임은 이제 열여덟 번째, 아마도 마지막이 될 것이다.

병원에서 돌아온 날부터 우리는 매일 밤 이 낡은 보드게임을 펼쳤다. 의사가 동생에게 6개월을 선고했을 때, 나는 어린 시절 함께 즐겼던 게임들을 다락방에서 찾아냈다. 먼지 쌓인 상자 속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인생게임'이었다. 쓴웃음이 났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그녀의 말은 이제 몇 칸 남지 않았다.

동생의 손가락이 말을 움직일 때마다 미세하게 떨렸다. 예전에는 내가 일부러 져주곤 했지만, 지금 그녀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진짜로 이기고 싶어,"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체력이 소진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의지가 그녀의 눈동자에서 반짝였다.

보드게임 위의 작은 말들이 우리의 인생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언제나 안전한 선택을 했고, 동생은 위험을 감수했다. 그녀는 항상 "더 많이 잃을 수도 있지만, 더 많이 얻을 수도 있잖아"라고 말했다. 그 철학은 게임판 위에서나 실제 삶에서나 변함이 없었다.

오늘 밤, 동생의 말이 마침내 결승점에 도달했다. 그녀가 이겼다. 오래된 보드게임판 위에서 번쩍이는 그녀의 빨간 말을 바라보며, 나는 그동안 동생에게 져주려고 애썼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녀는 내 진심 어린 경쟁을 원했던 것이다.

"언니, 고마워. 정말 재미있었어." 동생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미소 속에는 이 게임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담겨 있었다. 나는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차가웠다.

다음 날 아침, 동생의 침대는 비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침대 위에는 작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열어보니 새 보드게임이 있었고, 그 위에 쪽지 한 장. "언니, 우리의 다음 게임이야. 나 없이도 계속해. 삶은 그냥 하나의 커다란 보드게임이니까."

창밖으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나는 혼자서 그 새 게임의 규칙을 읽기 시작했다. 게임의 이름은 '지금, 여기'였다. 동생은 떠났지만, 그녀가 남긴 게임판 위에서 나는 계속 주사위를 굴릴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자매의 약속을 지키는 방법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