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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부모님

자매의 방: 부모님이 남긴 빈자리

나는 거울 속에서 언니를 발견했다. 내가 아닌, 확실히 언니였다. 소매가 약간 늘어난 회색 티셔츠와 빛바랜 청바지는 분명 내가 오늘 아침에 입은 옷인데, 거울 속 표정은 명백히 언니의 것이었다.

"왜 그렇게 놀란 얼굴이야?" 언니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내 얼굴을 한 언니가 서 있었다. 아니, 내 얼굴을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이건 꿈이야, 분명히.

오늘은 부모님이 떠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언니와 나는 그들의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집에 돌아왔다. 이 집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정확히 일 년 전 그대로였다. 부엌 테이블 위에는 아버지가 마시다 만 커피 자국이, 거실에는 어머니가 읽다 만 책이 여전히 놓여 있었다.

"네가 나를 보는 것처럼, 나도 네가 나로 보여." 언니가 말했다. 그녀도 똑같이 혼란스러워 보였다. 우리는 마주 앉아 서로를 응시했다. 가만히 보니 나는 언니의 제스처를, 언니는 내 말투를 따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작년 여름, 가스 누출 사고로 두 분 모두 잠든 채 떠나셨다. 언니와 나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언니는 서울에서 일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우리는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슬픔을 나누는 것보다 혼자 견디는 게 편했다.

"우리가 바뀐 것 같아. 아니면 뒤섞인 것 같기도 해." 언니가 말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내 손가락처럼.

우리는 부모님의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낯익은 향기가 코를 찔렀다. 어머니의 장미향수와 아버지의 담배 냄새가 희미하게 섞인 그 향기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누구의 눈물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우리 둘 다의 것이었을지도.

방 안에는 우리가 어릴 적 찍은 사진첩이 놓여 있었다. 사진 속에서 언니와 나는 너무 닮아 있어서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부모님만이 우리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기억나? 아빠는 항상 네 눈을 보면 안다고 했잖아. 엄마는 내 웃는 모습을 절대 못 알아맞힌다고 자신했고." 내가 말했다. 아니, 언니가 말했다.

우리는 그날 밤, 부모님의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천장을 바라보며, 우리는 부모님에 대한, 서로에 대한,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들이 흘러나올수록 거울 속 이미지는 점점 흐려졌다. 아침이 밝았을 때, 나는 다시 나로, 언니는 언니로 돌아와 있었다.

집을 나서며 언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부모님은 떠났지만, 그분들은 우리 안에 있어. 네 안에 있는 나를, 내 안에 있는 너를 통해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보니 집 창문에 우리의 모습이 비쳤다. 한 순간, 나는 다시 구분할 수 없었다 - 창에 비친 건 두 자매였을까, 아니면 부모님의 그림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