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비밀: 우리만의 침묵 속 진실
집 안의 모든 거울이 사라진 것은 내가 열 살, 언니가 열두 살이 되던 해의 일이었다. 언니와 나는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그날 이후 거울을 보는 건 우리에게 금기가 되었다.
"소연아, 거울 앞에 오래 서 있으면 안 돼." 엄마의 목소리에는 항상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스며있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언니 지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고, 나는 그 미소가 무서웠다.
열여덟 번째 생일 전날, 지연 언니는 내 방에 몰래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손거울이 들려 있었다. "우리의 비밀을 보여줄게," 언니의 속삭임은 가을 바람처럼 차가웠다. 손거울을 내 얼굴 앞에 들어올리는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 거울 속에 비친 것은 내 얼굴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 나의 얼굴이었지만, 동시에 낯선 사람의 얼굴이기도 했다.
"이게 우리의 진짜 모습이야," 언니가 말했다. "우리는 하나였어. 태어나기 전에."
거울 속에서 내 얼굴과 언니의 얼굴이 번갈아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마치 누군가가 빠르게 채널을 바꾸는 것처럼. "기억해? 엄마가 우리에게 항상 하는 말. '너희는 결코 같은 시간에 거울을 보면 안 된다'고."
그날 밤, 나는 언니의 일기장을 훔쳐봤다. 페이지마다 같은 문장이 반복되어 있었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셋이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낯선 글씨체로 쓰여 있었다. '소연아, 난 네가 내 일기장을 훔쳐볼 거라는 걸 알아. 넌 항상 그래왔으니까. 그리고 나는 항상 네가 되고 싶어했어.'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을 찾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거울 속에서 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내 얼굴이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눈이 지연 언니처럼 날카로워지고, 입술이 그녀의 것처럼 얇아졌다.
"이제 알겠지?" 언니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놀라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다시 거울을 봤을 때, 그곳에는 단 하나의 얼굴만 있었다. 언니도, 나도 아닌 제3의 얼굴.
"우리는 셋이었어. 하지만 태어날 수 있는 건 둘뿐이었지." 이번엔 목소리가 내 입에서 나왔지만, 그건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오늘, 열여덟 번째 생일에 나는 마침내 이해했다. 엄마가 모든 거울을 없앤 이유를. 우리의 실체를. 그리고 왜 언니와 내가 동시에 거울을 볼 수 없는지를. 거울은 우리의 비밀을 비추는 창이었다. 그리고 그 창을 통해 세 번째 자매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