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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생존

자매의 생존 게임

유리 파편이 방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민지는 주방 칼을 손에 쥐고 언니의 방문을 노려보았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아파트는 마치 시체처럼 차갑게 느껴졌다.

"언니, 나와요. 다 알아요." 민지의 목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혀 끝에서 느껴지는 금속성 맛은 공포가 만들어낸 환각이었을까. 아니면 그녀가 이미 입술을 깨물어 피가 났기 때문일까.

3일 전, 그들의 부모님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적어도 뉴스에서는 그렇게 보도했다. 언니 수지는 장례식 내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단지 우산을 꼭 쥐고 있었을 뿐이었다. 비도 오지 않는 날에.

민지는 어제 밤 우연히 발견한 편지를 떠올렸다. 수지의 서랍 깊숙이 숨겨져 있던 그 편지에는 부모님의 생명보험금 5억에 대한 내용과 함께 "두 딸 중 생존자에게 전액 지급" 이라는 끔찍한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언니의 필체로 적힌 메모: "민지, 미안해".

부엌 싱크대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가 민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수도꼭지를 틀었다. 언니의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민지는 이제야 깨달았다. 수지는 이미 자신의 뒤에 있었다.

"네가 먼저 알아냈구나." 수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평온했다.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병든 사람들이었는지."

민지는 칼을 꼭 쥐고 몸을 돌렸다. 수지의 손에는 편지가 들려있었다. 그러나 민지가 본 것과는 달랐다. 이 편지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었다.

"그들이 우리에게 이런 게임을 강요했어." 수지의 눈에서 마침내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 명만 살아남으라고. 둘 다 살아남으면 보험금은 모두 자선단체로 가. 그들은 죽으면서까지 우리를 통제하려 했어."

민지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지난 20년간 그들의 부모는 두 자매를 경쟁시키며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들의 사랑을 시험하고 있었다.

"언니, 우리..." 민지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는 그들의 규칙대로 살지 않을 거야," 수지가 편지를 찢으며 말했다. "5억이 아니라 50억이라도 내 동생과 바꿀 수 없어."

자매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눈빛만으로도 이해했다. 그들은 함께 생존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이 남긴 유산은 돈이 아니라, 이 순간 그들이 깨뜨린 불신의 사슬이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두 자매 모두 우산이 필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