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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아내

자매와 아내: 거울에 비친 진실

그녀의 얼굴을 씻어낼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기분이었다. 오늘 아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은경은 세면대 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응시했다. 서른다섯의 얼굴보다 더 많은 세월이 깃든 눈을 마주하며,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남편이 결혼 5주년 기념으로 선물한 진주 목걸이였다.

"언니, 화장실 좀 써도 돼?" 문 너머에서 미경의 목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자매는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달랐다. 은경이 차분하고 계획적인 성격이라면, 여동생 미경은 즉흥적이고 활기찼다. 둘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완벽한 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균형이 깨진 것만 같았다.

"잠깐만." 은경은 서둘러 목걸이를 벗어 화장대 서랍에 넣었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비틀리는 듯했다. 미경이 온 지 일주일. 갑작스러운 이혼 후 잠시 머무른다던 동생의 체류가 길어지고 있었다.

식탁에서 미경은 반짝이는 눈으로 이야기를 쏟아냈다. "언니, 이 동네 정말 좋다. 오늘은 근처 카페에서 일자리도 알아봤어." 그녀의 말에서 새 출발의 희망이 느껴졌다. 은경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자신의 차가운 반응이 느껴졌다. 왜 이럴까? 늘 지지해주던 동생인데.

남편 현우가 퇴근하고 돌아온 건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었다. "오늘은 회식이 있었어." 그의 말에서 술 냄새가 묻어났다. 은경은 남편의 와이셔츠를 세탁기에 넣으며 희미한 향수 냄새를 맡았다. 그녀가 쓰는 향이 아니었다. 미경의 향도 아니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은경은 지난 한 달간의 단서들을 모았다. 늦은 귀가, 무심한 대화, 그리고 오늘 아침—현우의 휴대폰에서 본 낯선 여자의 이름. 그리고 미경이 온 후로 더 심해진 현우의 부재. 미경은 현우와 친구처럼 지냈다. 너무 자연스러워 은경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은경은 미경의 방을 정리하다 쪽지를 발견했다. 현우의 필체였다. '오늘 저녁에 만나자.' 은경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모든 조각이 맞춰졌다. 남편과 여동생. 숨이 막혔다.

하지만 화장대 위에 놓인 또 다른 쪽지. 미경의 필체로 쓰인 메모였다. '언니, 현우 오빠가 언니 생일 깜짝 파티 계획 중이야. 비밀로 해줘!' 그리고 그 밑에는 미경의 계좌번호. '목걸이 수리비 보내줘서 고마워. 오빠가 알면 실망할까봐 몰래 부탁했는데, 언니가 먼저 발견했구나.'

온 몸에 힘이 빠졌다. 은경은 자신이 만들어낸 의심의 거미줄에 갇혀 있었다. 서랍을 열어 잠시 보관해둔 목걸이를 꺼냈다. 깨진 고리가 보였다. 미경의 친절, 현우의 잦은 외출—모두 그녀의 생일 선물을 위한 것이었다.

그날 저녁, 은경은 오랜만에 화장을 정성껏 했다. 자매로서, 아내로서 자신의 진짜 얼굴을 찾은 것만 같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이제 자신을 의심하는 여자가 아니라, 사랑받는 언니이자 아내였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 우리 자신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을 은경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