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자매들
그해 여름, 우리는 서로의 비밀을 파헤치기로 했다. 자매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십칠 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한 번도 진심을 말한 적이 없었다.
옥상 작은 수영장에 발을 담근 채 언니는 소주를 들이켰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목덜미에 달라붙었고, 석양은 그녀의 피부를 황금색으로 물들였다. 도시의 열기는 아스팔트 위에서 아직도 아른거리며 피어올랐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는 옥상에서 우리는 서로의 체온으로 더 뜨거워졌다.
"네가 기억하는 그 여름이랑 내가 기억하는 그 여름은 달라." 언니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무게가 실려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여름. 열다섯과 열일곱의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슬픔을 삼켰다. 나는 울었고, 언니는 웃었다. 엄마는 그런 언니를 싫어했다. 장례식장에서도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나만 알고 있었다. 밤마다 몰래 화장실에 들어가 물소리에 묻혀 흐느끼던 언니의 모습을.
"그런데 왜 그랬어? 왜 네가 울고 있다는 걸 숨겼어?" 이제서야 묻는 질문이었다.
언니는 잠시 침묵했다.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여름 저녁의 어스름이 우리를 감쌌다.
"네가 울어서. 네가 울면 나도 무너질 것 같았어. 누군가는 강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는 물속에 담긴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물결이 일어나고 퍼져나갔다. 마치 우리의 비밀처럼.
"언니는 내가 동생이라서 날 보호하려고 했지만, 나는... 나는 언니가 강해서 질투했어. 언니처럼 되고 싶었어."
언니가 웃었다. 쓴웃음이었다. "그게 강한 거였다고 생각해? 내 감정을 숨기고, 혼자 울고, 모든 걸 혼자 견디는 게?"
갑자기 이십칠 년 전 그 여름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언니가 내 손을 꽉 잡았던 순간. 언니의 손은 차갑고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그것이 두려움이라고 읽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를 오해했던 거야. 넌 내가 강하다고 생각했고, 난 네가 약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사실은..." 언니의 말이 흐려졌다.
"사실은 우리 둘 다 똑같았던 거지." 내가 그녀의 문장을 완성했다.
그날 밤, 여름의 열기 속에서 우리는 마침내 자매가 되었다. 오해와 착각으로 쌓아올린 벽이 무너지는 소리는 도시의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았지만, 그 해방감은 우리의 몸을 적시는 땀방울보다 더 진하게 피부에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