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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오컬트

자매의 오컬트: 빛과 그림자 사이

언니가 사라진 날, 나는 처음으로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 열일곱 해 동안 나란히 살아왔지만, 그 문을 열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금기, 그것이 우리 자매 사이에 존재했던 유일한 경계였다.

방 안에는 낯선 냄새가 맴돌았다. 양초 그을음과 마른 약초, 그리고 무언가 썩어가는 냄새. 벽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기호들이 붉은색으로 그려져 있었고, 바닥에는 완벽한 원 모양으로 소금이 뿌려져 있었다. 창문은 검은 천으로 꼼꼼히 가려져 있어 한낮임에도 방 안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세연아, 네가 이런 짓을 하고 있었어?"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책상 위에는 언니의 일기장이 펼쳐져 있었다. '윤아의 생일까지 일주일. 의식 준비 완료'라는 글귀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내 생일. 다음 주 금요일이었다.

일기장을 넘기자 온통 나에 관한 기록들이었다. 내가 언제 잠들고 일어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심지어 내 머리카락과 손톱을 모아둔 작은 봉투까지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큼직한 글씨로 '완벽한 자매애(姉妹愛)의 완성'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윤아야, 내 방에 들어갔구나." 언니의 목소리였다.

"세연 언니, 이게 다 뭐야? 넌 어디 있는 거야?" 나는 겁에 질려 물었다.

"윤아야, 우리는 쌍둥이였어. 태어났을 때 하나였지만, 엄마가 나를 먼저 낳고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그리고 네가 그 후에 태어났어. 우리는 반쪽이야. 넌 빛이고, 난 그림자."

혼란스러웠다. 우리는 쌍둥이가 아니었다. 그냥 두 살 터울의 자매였을 뿐이다. 그런데 무슨 소리지?

"엄마는 널 낳다가 돌아가신 게 아니야. 그건 아빠가 만든 이야기야. 사실은..." 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그 순간, 책상 서랍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조심스럽게 서랍을 열자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병원 침대에 누운 엄마와 갓난아기 둘. 사진 뒷면에는 '세연, 윤아 그리고 마지막 숨'이라고 적혀 있었다.

창문을 가린 검은 천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 갑자기 내 몸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마치 누군가가 내 안에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거울을 바라보니, 내 얼굴이 천천히 변하고 있었다. 세연 언니의 얼굴로.

"의식은 이미 시작됐어, 윤아야. 넌 나를 이해하게 될 거야. 우리는 결국 하나가 될 테니까."

전화가 끊겼다. 마지막으로 들린 건 언니의 웃음소리였다. 이상하게도 그 웃음소리가 내 목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방 안의 초들이 하나씩 저절로 켜지기 시작했고,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 둘 중 누가 진짜 그림자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