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거울: 호러의 속삭임
그날 밤, 거울 속에서 언니의 얼굴이 내 것과 바뀌었다. 처음에는 피로 때문인 줄 알았다. 거울을 향해 손을 뻗자 언니도 똑같이 움직였지만, 그 눈빛만은 달랐다. 내 눈에는 없는 어떤 앎, 어떤 기다림이 그곳에 있었다.
나와 세연 언니는 11개월 차이의 한국식 쌍둥이였다. 어머니는 우리를 너무 닮았다며 항상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세연 언니는 3주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적어도 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있었다.
"혜린아, 이제 세연이는 없어." 그날 밤 어머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장례식장에서 관 속의 언니는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것이 언니가 아니라는 것을.
거울 속 언니가 입술을 움직였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술 모양을 읽을 수 있었다. "도와줘." 등줄기로 차가운 전율이 흘렀다. 화장실의 형광등이 깜빡였고, 잠시 후 다시 켜졌을 때 거울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후로 매일 밤, 거울 속에서 세연 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점점 야위어갔고, 때로는 피를 흘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곧 이것이 환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언니는 살아있었다. 어딘가에 갇혀 있었다.
우리 집 지하실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방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곳에 아버지의 유품을 보관한다고 했지만, 작은 창문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큰 거울 하나만이 벽에 기대어 있었다.
어느 날 밤, 어머니가 외출했을 때 나는 용기를 내어 지하실로 내려갔다. 열쇠를 훔쳐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내 피부를 스쳤다. 거울 앞에 서자 언니의 얼굴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혜린아, 고마워. 이제 곧 만날 수 있어." 언니의 목소리가 실제로 들렸다. 갑자기 거울 표면이 물처럼 일렁였고, 언니의 손이 거울을 뚫고 나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손을 잡았다.
순간 나는 빨려 들어갔고, 언니는 밖으로 나왔다. 이제 내가 거울 안에 있었다. 거울 바깥에서 언니―아니, 언니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차갑게 웃었다. "11개월 동안 너무 외로웠어, 혜린아. 이제 내 차례야."
그제서야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세연 언니는 처음부터 없었다. 어머니가 거울 속에서 데려온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거울 저편에서 나는 절망적으로 두드렸지만, 그녀―내 모습의 누군가―는 이미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내가 한때 불렀던 이름으로, 내가 한때 살았던,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