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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노래

재밌는 노래의 울림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옆집 아저씨의 샤워 중 열창처럼 어긋난 음정, 흐트러진 박자였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지하철역 계단 아래, 주황빛 조명 아래 서 있는 그 할아버지는 세월의 무게만큼 낡은 기타를 품에 안고 있었다. 철없는 대학생 몇몇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지나치는 동안, 할아버지의 눈빛은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재밌는 노래 한 곡 들어보시겠어요?" 할아버지는 항상 그런 말로 시작했다. 땀에 절은 모자를 내밀며, 지친 목소리로 반복하는 그 한마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고 지나갔지만, 그날 나는 멈춰 섰다. 아니,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내 귓가에 울리는 그 멜로디가 나를 붙잡았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노래는 타임머신이었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멜로디인데도, 어쩐지 태어나기도 전에 들었던 것 같은 그런 느낌. 울퉁불퉁한 손가락으로 짚는 기타 줄마다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한국전쟁 직후의 거리, 젊은 날의 첫사랑, 아들을 잃은 슬픔과 삶의 고단함까지. 그 모든 것이 '재밌는 노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할아버지, 이 노래 어디서 배우셨어요?" 나도 모르게 물었다.

할아버지는 잠시 연주를 멈추고 깊은 주름 사이로 미소를 지었다. "만들었지, 젊은이. 내 인생에서 웃을 수 없었던 모든 순간들을 모아서."

그 말에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할아버지에게 '재밌는'이란 말은 '웃음'이 아니라 '의미'였다. 삶의 아이러니를 노래하는 방식이었다. 슬픔을 애도하는 대신 그것을 춤추게 하는 방법. 웃음 뒤에 숨겨진 눈물의 가치를 아는 지혜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매주 금요일 저녁, 그 계단 아래로 내려가 할아버지의 재밌는 노래를 들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지나갔지만, 점점 발걸음을 멈추는 이들이 늘어났다. 어느 날은 직장인 남성이 양복 재킷을 벗어 모자 위에 올려놓았고, 또 어느 날은 화장기 짙은 여학생이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 달 전, 할아버지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낡은 기타 한 대가 내 원룸 앞에 놓여 있었다. 쪽지 한 장과 함께. "이제 네 차례다. 세상에는 재밌는 노래가 더 필요하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그 자리에 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모여들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던 걸까? 진짜 재밌는 노래란 웃음이 아니라 삶의 모든 순간을 끌어안을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할아버지의 낡은 기타를 안고,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재밌는 노래 한 곡 들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