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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병원

재밌는 병원: 웃음이 약이 되는 곳

삐에로 가면을 쓴 의사가 처방전 대신 풍선 동물을 건네줄 때, 나는 이곳이 평범한 병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계는 정오를 알리고 있었지만, '재밌는 병원'의 대기실은 마치 한밤중의 놀이공원처럼 활기찼다. 소독약 냄새 대신 솜사탕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고, 정적 대신 웃음소리가 복도를 메웠다. 환자들은 고통스러운 표정 대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김하늘 환자분, 검진실로 들어오세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렸다. 그녀는 평범한 간호복 대신 무지개 색 유니폼과 반짝이는 날개를 달고 있었다.

검진실 문을 열자 의사 박웃음은 거꾸로 매달린 채 차트를 보고 있었다. "아, 하늘 씨! 오늘은 어디가 아프신가요?" 그가 천장에서 우아하게 내려오며 물었다.

"어...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힘들어요. 스트레스성 천식일까요?"

의사는 청진기 대신 만화경을 꺼내 내 가슴에 댔다. "음, 심각하군요. 당신의 심장이 너무 오래 웃지 않았어요. 급성 진지병이에요."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진지병이요?"

"네, 너무 오래 진지하게 살면 걸리는 병이죠. 처방은..." 그가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하루에 세 번, 거울 보고 혀 내밀기, 저녁마다 코미디 영화 감상, 그리고 이것!" 그는 빨간 코를 내게 건넸다.

터무니없게 들렸지만,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웃는 순간, 가슴의 무거움이 조금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검사실로 안내받았을 때, 의사는 내 혈액 샘플 대신 나의 웃음소리를 작은 병에 담았다. "일주일 후에 다시 오세요. 그때 웃음의 질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할 거예요."

평소 같았으면 황당하다며 바로 나갔을 테지만, 이상하게도 이 재밌는 병원의 처방은 효과가 있었다. 터무니없는 '치료법'이 내 마음의 경직을 풀어주고 있었다.

일주일 후, 놀랍게도 숨쉬기가 편해졌다. 박웃음 의사는 내 웃음 샘플을 분석하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놀랍군요. 당신 웃음의 순도가 30%에서 75%로 증가했어요. 하지만 아직 완치까지는 더 필요해요."

나가기 전, 의사는 내게 처방전을 건넸다. 거기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때로는 가장 재밌는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약이 된다."

그날 이후 나는 매일 그 처방전을 읽는다. 웃음이 물리적인 병을 완치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병원이 재밌는 곳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치유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세상의 모든 병원이 이렇게 '재밌는 병원'이 된다면, 약보다 웃음이 더 많이 처방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