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비밀: 웃음 아래 감춰진 진실
그녀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나는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민서는 항상 웃고 있었다. 교실 구석에서 혼자 책을 읽을 때도, 점심시간에 아무도 같이 앉지 않을 때도,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재밌는 일이 너무 많아서 웃음이 멈추질 않아"라고 그녀는 말했다. 중학교 2학년 교실에서 그런 아이는 그녀뿐이었다.
아이들은 그녀를 '멘붕 민서'라고 불렀다. 그녀가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가 정신적 문제 때문이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웃음소리가 좋았다. 깨진 유리 조각들이 서로 부딪혀 만들어내는 소리처럼 날카롭고 깨끗했다.
"미현아, 내 비밀을 알려줄까?" 어느 비 오는 방과후, 민서가 내게 속삭였다. 그날 처음으로 그녀의 웃음소리 대신 진지한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학교 옥상으로 올라갔다. 비가 내리는 소리가 우리의 발자국 소리를 덮었다.
"난 아빠가 죽는 날을 알아."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내 등줄기로 한 줄기 얼음물이 흘러내렸다. "내일이야. 6시 32분에 심장마비로."
비가 그녀의 교복을 적셨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웃긴 거 알아?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아. 재밌지 않니?" 그리고 그녀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다음 날, 민서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가 전날 저녁 6시 32분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날부터 민서는 더 이상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달 후, 그녀가 내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웃는 이유는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야. 재밌는 건,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거야. 너도 그렇겠지? 그래서 더 웃겨."
편지 끝에는 날짜와 시간이 적혀 있었다. 내일 오후 3시 15분. 학교 앞 횡단보도. 내 이름 옆에.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민서처럼 웃기 시작했다. 정말 재밌는 비밀이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알면서도 바꿀 수 없다는 것. 창문 너머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깨진 유리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처럼 들렸다. 민서의 웃음소리와 똑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