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화장품: 피부에 펼쳐진 비밀 세계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웃었다. 내가 웃지 않았는데도. 어제 쇼핑몰에서 충동구매한 '판타지아' 화장품을 바른 직후였다. 반짝이는 용기에 '재밌는 하루를 선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그 화장품은 평범한 BB크림처럼 보였다.
내 뺨에서 작은 꽃이 피어났다. 글자 그대로, 내 피부에서 작은 장미가 돋아나 꽃잎을 활짝 폈다. 놀라서 손으로 만지자 꽃잎이 살짝 움직이며 간지러운 느낌이 전해졌다. 내 얼굴은 점점 작은 정원으로 변해갔다. 코끝에선 민들레 홀씨가 살랑거렸고, 이마에선 작은 나비가 날갯짓했다.
"경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용자에게만 추천합니다"라는 화장품 뒷면의 작은 글씨가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회사에 늦을 시간인데, 이 얼굴로 어떻게 나가지? 당황해서 화장품을 씻어내려 했지만, 물에 닿자 작은 물고기들이 내 피부에서 헤엄치기 시작했다.
결국 용기했다. 그대로 회사에 가기로.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아이들은 내 얼굴을 가리키며 환호했다. 처음엔 민망했지만, 누군가 "저 화장품 어디서 샀어요?"라고 물었을 때 이상한 자부심이 생겼다.
회사에 도착하자 상사가 내 앞에 서서 얼굴을 찡그렸다. "민지씨,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그 순간 그의 콧수염이 정말 콧수염 같아 보였다. 마치 작은 다람쥐 두 마리가 그의 코 아래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고, 그 순간 내 얼굴의 꽃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상사도 웃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 소리에 내 얼굴의 꽃들이 춤을 추었다. "회의실로 따라오세요. 새 광고 캠페인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날 저녁, '판타지아' 화장품의 새 모델이 되었다. 계약서에는 작은 글씨로 적혀있었다. "주의: 효과는 12시간 지속됩니다. 하지만 웃음과 상상력의 기억은 영원합니다."
지금도 출시될 때마다 완판되는 그 화장품은, 내 얼굴에 정원이 피어나게 했던 그 재밌는 순간처럼, 모든 이들의 일상에 작은 마법을 선사한다. 가끔 거울을 볼 때마다 묻는다. 오늘은 어떤 얼굴을 상상하고 싶은지. 왜냐하면 결국 가장 재밌는 화장품은 우리의 상상력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