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출근귀신

출근길의 귀신: 매일 아침 9시 정각의 동행자

매일 아침 9시, 지하철 7호선 3번 칸 오른쪽 첫 번째 좌석에는 똑같은 귀신이 앉아 있다. 그녀는 언제나 흰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 까만 구두를 신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어디론가 출근하는 중이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 나는 그녀가 귀신인 줄 몰랐다. 그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만 생각했다.

어느 비 오는 월요일 아침,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선 나는 7호선 3번 칸에 올라탔다. 시간은 8시 57분. 그리고 그녀의 자리에 앉았다. 차가운 금속 의자가 이상하게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창밖으로 흐릿하게 비치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달콤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지하철 문이 열리고 익숙한 흰 블라우스와 검은 치마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였다. 내 자리... 아니, 그녀의 자리 앞에 서서 나를 바라봤다.

"자리를 비켜주시겠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살짝 잡음이 섞여 있었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앉으며 고맙다는 미소를 지었고,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반투명하게 일렁이는 것을 보았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지만, 방금 본 것이 환상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다음 날, 나는 호기심에 8시 55분에 같은 칸에 탑승했다. 그녀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러나 9시 정각,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에 그녀가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나만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공포보다는 이상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매일 어디로 출근하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를 볼 수 있나요? 15년 만에 처음이네요."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더 선명했다. "나는 출근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마지막 출근길을 영원히 반복하고 있을 뿐이죠."

그녀는 2007년, 바로 이 지하철에서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이 있던 날, 영원히 도착하지 못한 회사. 그날 이후 그녀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끝나지 않은 출근길을 계속하고 있었다.

"오늘은 제가 대신 가드릴게요."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그녀의 눈에서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다음 날 아침, 나는 그녀가 알려준 회사 앞에 서 있었다. 15년 전 그녀가 발표하려 했던 내용을 담은 USB를 들고. 물론 그 회사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그녀의 동료들도 모두 떠났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제 7호선 3번 칸 오른쪽 첫 번째 좌석은 비어 있다. 가끔 그 자리를 지나칠 때면 달콤한 향수 냄새가 코끝을 스치지만, 더 이상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때로는 영원한 출근길에서 벗어나 마침내 퇴근할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