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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병원

출근길의 병원: 매일 아침의 기적

그날도 어김없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한 사내가 쓰러졌다. 나는 무심코 스마트폰만 바라보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들려온 둔탁한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누군가 "의사 없나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지하철 안을 메웠다. 의대생 3학년이었던 나는 망설였다. 아직 면허도 없었고, 오늘은 중요한 실습 첫날이었다. 지각하면 교수님께 찍힐 것이 뻔했다.

"저, 의대생인데요." 내 입에서 나온 말에 나 자신도 놀랐다. 사람들이 재빨리 길을 터주었다. 쓰러진 남자의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땀이 이마에 맺혀 있었다. 손목을 짚어보니 맥박이 약하게 뛰고 있었다. 간단한 응급조치를 취하는 동안,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지하철은 이미 다음 역에 도착해 있었고, 역무원들이 들것을 가지고 올라왔다.

"고맙습니다, 학생." 남자가 들것에 실려 나가면서 희미하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에는 감사함과 함께 이상한 친숙함이 묻어 있었다. 나는 그대로 지하철에 남아 병원으로 향했다. 실습 시간에 늦을 것 같아 불안했지만, 오늘 아침의 일은 내가 왜 의사가 되려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교수님은 아직 오지 않으셨다고 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있을 때, 한 의사가 내게 다가왔다.

"오늘 지하철에서 응급 처치한 학생이 자네지?" 그는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어떻게 아셨죠?"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환자가 내 환자야. 자네 덕분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어. 심근경색 초기였거든."

그날 이후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각자 다른 곳을 향해 가는 수백 명의 사람들, 그 안에는 언제 누구에게 도움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은 건물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일상, 출근길의 지하철도 때로는 작은 병원이 될 수 있었다.

일 년 후, 나는 실습 병원에 정식 인턴으로 들어갔다. 첫 출근날, 내 담당 교수님은 그날 지하철에서 만났던 그 의사였다. "자네가 살린 건 한 사람만이 아니야," 그가 말했다. "그 환자는 내 형이었고, 간이식을 앞두고 있었어. 자네 덕분에 다섯 명의 환자가 새 삶을 얻게 됐지."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매일의 출근길이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꾸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날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