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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자매

자매의 출근길: 다른 세계로 가는 열쇠

오늘도 자동차 키를 돌리는 순간,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나는 매일 아침 8시 정각, 동생 세희를 데리고 출근길에 오른다. 생활비는 점점 늘어가고, 몸은 두 개지만 마음은 하나인 우리 자매에게 아침은 언제나 전쟁이다.

"언니, 오늘도 늦었어. 부장님이 또 눈 똥그랗게 뜨고 우리 기다리고 있을 거야." 세희가 조수석에서 거울을 보며 입술을 바르면서 말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11월, 차 안은 우리의 체온으로 서서히 따뜻해진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발을 브레이크에 올리는 동안, 나는 세희의 얼굴을 흘깃 쳐다본다. 동생은 내 얼굴과 너무 닮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언제나 더 밝고 기대에 차 있다. 같은 회사, 같은 부서, 심지어 나란히 붙은 자리에서 일하는 우리는 모두에게 '쌍둥이 자매'로 불린다. 세희와 나 사이의 2년 차이는 아무도 모른다.

"언니, 이번 프로젝트 발표, 내가 할게." 세희의 목소리에 잠시 정신이 흐트러진다. 사거리를 지나는 동안 그녀의 말이 천천히 내 머릿속을 파고든다. 그녀는 항상 기회를 잡으려 한다. 나보다 더 빨리, 더 높이.

"네가? 근데 지난번에도 네가 했잖아." 말을 꺼내며 느끼는 죄책감. 동생의 성공을 시샘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낯설다. 차량 히터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지만, 가슴은 차갑게 식어간다.

"언니가 발표하면 사람들이 긴장해서 못 알아듣는다고 부장님이 그러셨어." 세희의 웃음소리가 차 안을 채운다. 그녀는 언제나 진실을 웃음으로 포장한다. 나는 말없이 핸들을 꽉 쥔다. 출근길 교통체증 속에서 우리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회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세희는 이미 화장품을 정리하고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언니, 오늘도 파이팅!"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차에서 내린다. 나는 잠시 자리에 앉아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빌딩 유리창에 비친 세희의 모습이 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회사 로비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세희에게 먼저 인사한다. 그녀는 항상 중심에 있고, 나는 항상 주변부에 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문득 깨달았다. 이 출근길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우리 사이의 거리를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언니, 내일은 내가 운전할게." 사무실 문 앞에서 세희가 말한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미안함이 묻어난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매일 아침 출근길, 우리는 서로의 삶을 조금씩 빌려쓰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돌려줘야 할 시간들이 쌓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