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취업: 귀신도 면접을 봅니다
면접실 문을 열자 온기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인사담당자 김 부장은 창백한 표정으로 내 이력서를 읽고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죄송합니다만, 이 이력서에... 사망일자가 기재되어 있네요?"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네, 맞습니다. 2년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미련이 남아서... 취업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회의실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형광등이 깜빡였다. 김 부장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전문가답게 침착함을 유지했다.
"우리 회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이긴 합니다만..."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걱정 마세요. 저는 야근에 전혀 불평하지 않고, 식사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휴가도 필요 없고요." 내가 장점을 어필하자 의자가 살짝 흔들렸다.
김 부장은 이력서를 다시 살폈다. "하지만 귀하의 경력이... 살아있을 때 멈췄는데요. 최신 트렌드를 따라잡으셨나요?"
나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사후세계에서도 자기계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최신 소프트웨어도 배웠고, 특히 밤에 사무실에 혼자 남은 직원들 옆에서 많이 배웠죠."
김 부장의 눈이 커졌다. "그게 무슨...?"
"농담입니다." 내가 웃었지만, 아무도 함께 웃지 않았다.
침묵이 흘렀다. 창밖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비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은 볼 수 있었다. 살아있을 때 그렇게 좋아했던 빗소리...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내가 입을 열었다. "죽음 이후에도 취업하지 못한다는 건 정말 서글픈 일입니다. 살아있을 때도 스펙 쌓느라 인생을 다 바쳤는데, 죽어서까지 면접 준비를 하고 있다니요."
김 부장의 눈에 동정의 빛이 스쳤다.
"우리 회사에 특별한 자리가 하나 있긴 합니다,"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야간 보안 담당.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인데... 관심 있으신가요?"
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김 부장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살짝 몸을 떨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기쁨에 차서 말했다. "언제부터 출근하면 될까요?"
"오늘부터... 가능하신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 부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날 밤, 처음으로 정식 취업한 귀신이 되어 사무실 복도를 순찰했다. 살아서는 얻지 못했던 직장을, 죽어서야 얻은 아이러니. 하지만 내 책상 위 명패를 바라보는 순간의 행복은, 죽음조차 앗아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