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귀신: 거울 속 다른 세계
거울을 통해 죽은 자들이 돌아온다는 소문은 단지 도시 전설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첫 번째 편지를 받기 전까지는.
파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는 내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봉투를 열자 오래된 종이에 희미한 먹물로 쓰인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안녕, 나는 너의 다른 세계 버전이야." 편지에는 내가 아는 어떤 친구도 모를 내 비밀들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 줄에는 "거울을 통해 만나자"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날 밤, 호기심에 이끌려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거울을 응시하는 순간, 내 반영이 희미하게 일그러졌다. 내 눈은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미소는 내가 짓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디어 왔구나," 내 입술이 움직였지만, 그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니었다. "이쪽 세계에서는 네가 15년 전에 죽었어. 내가 네 삶을 이어받았지."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내 등을 타고 흘렀다. 거울 속 '나'의 피부는 푸른빛을 띠었고, 눈은 생명이 없는 구슬 같았다. "우리 세계에서는 죽은 자들이 살아있는 자들의 거울 속 반영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 판타지 소설 같지만 진실이야."
손을 뻗어 거울을 만졌다. 차가운 유리가 아닌, 물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전해졌다. "너와 바꿀 수 있어. 잠시만이라도. 네가 15년 전 죽은 세계를 경험하고, 나는 살아있는 세계를 느낄 수 있어."
이성은 달아나고 호기심만 남았다. "어떻게 하면 돼?"
"그냥 거울에 손을 넣고 '교환'이라고 말해."
망설임 없이 거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교환."
순간 모든 것이 어두워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거울 안에 갇혀 있었다. 거울 너머로 '나'를 볼 수 있었다. 그 '나'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뒤돌아 내 방을 나갔다.
며칠이 지났다. 거울 속 세계는 흐릿하고 춥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뒤집혀 있다. 글자를 읽을 수 없고, 소리는 왜곡되어 들린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유일한 귀신이 아니다. 다른 희미한 형체들이 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오늘 또 다른 편지를 썼다. 다음 희생자에게 보낼 것이다. 파란 봉투에 "안녕, 나는 너의 다른 세계 버전이야"라고 적었다. 언젠가 누군가 내 편지를 읽고 거울 앞에 설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이 유리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안다 - 판타지가 끝나는 곳에서 진짜 공포가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