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썸타기: 별을 걸어간 두 마음
하루에 세 번, 그녀는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문을 열 수 있다. 오늘 밤, 세 번째 기회를 앞두고 있었다. 민서는 천장의 별자리 프로젝터를 켜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첫 번째는 아침 출근길, 두 번째는 점심시간. 그리고 지금—밤 11시 11분, 그녀의 마지막 기회.
"오늘도 용기가 나지 않아," 그녀는 중얼거렸다.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스마트폰이 반짝였다. 도훈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오늘도 별 보고 있어?」
도훈은 그녀가 다니는 출판사의 판타지 소설 작가였다. 세 달 전부터 원고 교정을 맡으면서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대화는 점점 업무를 넘어 개인적인 영역으로 확장되었지만, 둘 다 선을 넘지 않았다. 완벽한 '썸'이었다.
「응. 오늘은 카시오페이아가 선명해.」
그녀는 메시지를 보내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프로젝터가 만들어낸 별들이 춤추는 듯했다. 도훈의 소설 속 주인공은 별자리 사이를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현실의 도훈은 어떨까? 그도 그녀처럼 판타지와 현실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을까?
그녀의 손가락이 프로젝터의 특별 기능 버튼을 향했다. '별자리 문 열기'. 동화 같은 이름의 이 기능은 사실 도훈이 그녀를 위해 몰래 프로그래밍해 준 것이었다. 버튼을 누르면, 그의 집 천장에도 똑같은 별자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지금 문 열어볼까?」 도훈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민서의 손가락이 떨렸다. 몇 달 동안 이어진 모호한 관계, 서로를 향한 말 못 할 감정들. 이 버튼을 누르는 것은 단순한 기술적 동기화가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버튼을 눌렀다. 천장의 별들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시오페이아의 별들이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더니, 갑자기 모든 별이 한 줄로 늘어섰다.
스마트폰이 울렸다.
「네 천장에 보이는 글자 읽어봐.」
민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별들이 만든 글자가 선명했다.
"네가 현실이고, 네가 판타지야."
그녀의 심장이 멈춘 듯했다. 다시 메시지가 왔다.
「더 이상 썸타지 말자. 내 판타지는 항상 너였어. 지금 창문 열어봐.」
민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다가갔다. 커튼을 젖히자 도훈이 그녀의 아파트 앞에 서 있었다. 한 손에는 작은 프로젝터, 다른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그들의 눈이 마주쳤다.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문이 마침내 활짝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