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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아내

판타지 아내: 현실의 경계를 넘다

아내가 사라진 건 보름달이 뜬 화요일 밤이었다. 문득 일어났더니 침대 반쪽이 텅 비어 있었고, 베개에는 푸른빛이 나는 깃털 하나가 놓여 있었다. 처음에는 화장실에 간 줄 알았다. 하지만 온 집안을 뒤져도 그녀는 없었다. 유일한 단서는 그 기묘한 깃털과 열려있는 창문뿐이었다.

유미와 결혼한 지 5년, 나는 그녀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자기 전에 항상 읽는 판타지 소설들, 가끔씩 혼자 중얼거리는 이상한 언어까지. 하지만 그날 밤 이후, 내가 아내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당신의 아내는 원래 이곳 사람이 아닙니다." 유미의 서재 책장 뒤에서 발견한 작은 문을 통해 나타난 노인의 말이었다. 그는 은빛 수염에 푸른 눈동자를 가졌고, 내가 본 어떤 인간보다도 오래된 듯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녀는 에테르나리아의 공주입니다. 5년마다 보름달이 뜨는 날,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마법을 재충전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 내 아내가 판타지 세계의 공주라니. 하지만 노인이 꺼낸 수정구슬에서 유미의 모습이 비쳐 나왔을 때, 나는 웃음을 멈췄다. 그녀는 은빛 날개를 펼치고 에메랄드빛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 얼굴은 분명 내 아내였지만, 동시에 완전히 다른 존재처럼 보였다. 그녀의 눈에서 빛나는 기쁨은 지구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이었다.

"당신도 갈 수 있습니다," 노인이 말했다. "하지만 경고합니다. 인간이 에테르나리아에 머무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면 당신은 영원히 이 세계에 갇히거나, 아내와 영원히 이별해야 합니다."

나는 고민 없이 그 작은 문으로 들어갔다. 처음 본 에테르나리아는 모든 감각을 압도했다. 중력이 다른 곳처럼 몸이 가벼웠고, 공기 중에는 이름 모를 향기가 가득했다. 색채는 지구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선명했고,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은 영혼을 진동시켰다.

유미를 찾아 나선 나의 여정은 믿을 수 없는 광경들로 가득했다. 말하는 나무들, 공중에 떠 있는 섬, 빛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들. 이 모든 것이 내 아내가 5년 동안 그리워했던 세계였다. 그녀가 침대에서 중얼거렸던 이상한 언어는 이곳의 주문이었고, 밤마다 읽던 판타지 소설은 그녀의 향수를 달래주는 위안이었다.

유미를 찾았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충격과 기쁨이 교차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내 아내의 것이었지만, 그 울림에는 이 세계의 마법이 깃들어 있었다.

"당신을 찾으러 왔어," 내가 말했다. "하지만 선택해야 해. 일주일 후에 우리는 함께 돌아가거나, 내가 여기 남거나, 아니면..."

유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난 항상 두 세계 사이에서 찢겨 있었어. 내 고향, 내 정체성... 하지만 당신은 내 심장이야."

결국 우리는 제3의 선택을 했다. 그녀가 마법을 사용해 우리 집 뒤뜰에 두 세계를 연결하는 문을 만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구에서 평범한 부부로 살다가, 가끔 뒷문을 통해 판타지 세계로 휴가를 떠난다. 유미는 여전히 판타지 소설을 읽지만, 이제는 그것이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우리의 또 다른 일상임을 안다. 가끔 아침에 눈을 뜨면 베개 위에 푸른 깃털이 놓여 있곤 하는데, 그것은 그녀가 밤중에 잠시 고향에 다녀왔다는 신호다. 일상과 판타지 사이의 경계가 무너진 우리의 삶은, 어쩌면 가장 위대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