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자매: 빛나는 테이블 위의 두 여자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자매간에만 공유되는 침묵의 언어였다. 나는 언제나 수애의 그림자였다. 내 언니는 패션계의 신성, 나는 그저 그녀의 뒤를 따르는 동생. 우리가 함께 걸을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는 언제나 수애만을 향했다.
"윤아, 이 드레스 어때?" 수애가 물었다. 화려한 시퀸으로 뒤덮인 드레스가 거울 앞에서 반짝였다. 내 귀에는 그저 또 다른 형식적인 질문으로 들렸다. 그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도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패션쇼 전날 밤, 수애의 방에서 바느질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문틈으로 그녀가 자신의 드레스를 수정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녀의 손가락은 마치 마법사의 지팡이처럼 움직였고, 평범한 천은 그녀의 손끝에서 예술 작품으로 변모했다. 이것이 우리의 차이였다. 나는 옷을 입었고, 수애는 옷으로 이야기했다.
패션쇼 당일, 백스테이지는 혼란 그 자체였다. 향수와 헤어스프레이 냄새가 공기 중에 뒤섞여 있었고, 모델들은 마지막 피팅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나는 수애의 필수품을 전달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 그러다 그녀의 스케치북을 실수로 떨어뜨렸다.
바닥에 흩어진 종이들을 주우면서, 내 눈은 한 디자인에 고정됐다. 그것은 내가 몇 달 전 무심코 그렸던 스케치였다. 제목은 '윤아의 꿈'이라고 적혀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옆에 있는 메모였다. "윤아의 스타일이 내 것보다 더 독창적이다. 언젠가 그녀가 이것을 알게 될까?"
쇼가 시작됐다. 나는 객석 맨 뒤에서 무대를 지켜봤다. 화려한 조명 아래, 모델들이 수애의 최신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드레스, 쇼의 하이라이트가 등장했다. 그것은 내 스케치를 기반으로 한 드레스였다.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쇼가 끝나고 인터뷰 시간, 기자들이 수애에게 영감의 원천을 물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수애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이 객석 맨 뒤의 나를 찾았다.
"이 컬렉션의 진짜 디자이너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수애가 말했다. "제 동생, 윤아입니다."
그 순간, 모든 카메라 플래시가 나를 향했다. 패션계는 새로운 스타를 발견했다고 환호했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었다. 내가 언제나 꿈꿔왔던 것은 패션계의 인정이 아니라, 내 자매의 인정이었다는 사실을. 그날 밤, 우리는 수애의 아틀리에에서 두 개의 스케치북을 펼쳐 놓고 밤을 새웠다. 이제 런웨이는 우리 둘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