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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남사친

호러의 남사친, 믿었던 그 친구

새벽 두 시, 핸드폰 화면이 켜졌다. "괜찮아? 지금 갈게." 진우의 메시지였다. 내가 무서워할 때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남사친 진우는 한 밤중에도 달려와 주는 사람이었다. 불안감에 떨며 보낸 메시지에 대한 답이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긁는 소리. 처음엔 나뭇가지가 창문을 스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리는 점점 더 규칙적이고 의도적으로 들렸다. 누군가 내 방 창문을 긁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15분이면 도착해. 문 잠그고 있어." 진우의 답장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지기 친구인 진우는 내 공포영화 동반자이자 무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의지하는 존재였다. 그가 오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에 심장 박동이 조금 진정되었다.

긁는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대신 낮은 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귀를 기울이자 확실히 누군가의 숨소리였다. 손에 땀이 흘렀다. 휴대폰을 꼭 쥐고 진우에게 다시 문자를 보냈다. "빨리 와줘. 누가 있는 것 같아."

현관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너무 빨랐다. 진우가 말한 15분은 아직 지나지 않았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두려움에 떨며 조용히 문 앞으로 다가갔다.

"나영아, 나야. 문 열어." 진우의 목소리였다. 안도감과 함께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하지만 친숙한 목소리에 의심은 금세 사라졌다.

문을 열자 진우가 서 있었다. 익숙한 얼굴, 하지만 뭔가 달랐다. 눈빛이... 다른 사람 같았다. "무서웠지?" 그가 물었다.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입술 끝에서 멈췄다.

"응... 근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어?" 내가 물었다. 진우는 대답 대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무겁게 들렸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에 '진우'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혼란스러움이 밀려왔다. 천천히 전화를 받았다.

"나영아, 지금 막 차에서 내렸어. 5분 후에 도착할 거야. 문 잠그고 있어."

얼어붙은 채로 방 안의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침대에 앉아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눈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는 더 이상 진우의 것이 아니었다.

"누구... 세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그가 천천히 일어났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하면 문을 열어준다는 걸 알았어." 그의 목소리가 점점 변해갔다. 진우의 목소리에서 완전히 다른, 어둡고 낮은 음색으로.

모든 공포 영화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문득 깨달았다. 저 창밖에서 긁는 소리를 내던 존재가 지금 내 방 안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진짜 진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나의 공포를 없애주던 남사친의 얼굴을 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