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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썸타기

한 걸음 더: 호러 같은 썸타기의 끝

그녀의 메시지가 오면 내 심장은 항상 두 번 뛰었다. 한 번은 설렘으로, 또 한 번은 두려움으로. 우리는 3개월째 애매한 관계였다.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그 불분명한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 밤에 시간 있어? 보고 싶어."

그녀의 메시지를 읽는 순간 핸드폰 화면이 깜빡였다. 배터리가 다 됐나 싶었지만, 여전히 87%였다. 나는 내 입술을 깨물며 답장을 썼다.

"그래, 어디서 만날까?"

그녀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한적한 공원을 제안했다. 10월의 차가운 밤공기가 내 뺨을 스쳤다. 공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나무들 사이로 그녀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녀는 항상 그랬듯이 벤치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늦었네."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했지만 어딘가 공허했다.

"미안, 일이 좀 길어졌어." 나는 그녀 옆에 앉았다. 우리 사이에는 언제나처럼 15센티미터의 간격이 있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 미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하는 그 간격이 우리의 관계를 정의했다.

그녀가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살짝 얹었다. 차가웠다. 항상 체온이 낮은 편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오늘따라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우리 관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아?" 그녀가 물었다.

가로등 불빛이 그녀의 얼굴 일부만 비추었다. 나머지는 어둠에 감춰져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항상 매력적이었던 그 눈이 오늘은 유독 깊고 어둡게 느껴졌다.

"가끔은 생각해. 하지만 지금이 좋아." 내가 대답했다. 사실은 매일 밤 생각했다. 우리가 정말 사랑인지, 아니면 그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것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애매하게 지낼 거야? 썸만 타다 끝낼 거야?" 그녀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그때 갑자기 공원의 가로등이 동시에 깜빡거렸다. 한순간 어둠이 우리를 삼켰다가 다시 빛이 돌아왔다.

"나는..." 말을 시작하려는 순간, 그녀의 손이 내 손목을 꽉 움켜쥐었다. 평소보다 강한 힘이었다.

"알아? 난 이런 관계가 지겨워." 그녀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누군가와 계속 경계를 맴돌면서, 진짜 마음은 숨기고, 가짜 미소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거."

가로등이 다시 깜빡였다. 이번에는 더 오래 어둠이 지속됐다. 눈이 다시 빛에 적응했을 때, 그녀의 얼굴이 내 앞에 너무 가까이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사실 난 널 사랑해. 처음부터 줄곧." 그녀의 고백이 밤공기를 가르며 내 귓가에 꽂혔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기다려온 고백이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지는 걸까?

"나도 널 사랑해." 내 입에서 단어들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미소지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그 미소는 어딘가 슬프고 불안해 보였다. 그녀가 내게 키스했다. 차가운 입술이 내 것에 닿았다. 너무 차가워서 내 온기가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키스가 끝나고 그녀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드디어 끝났네. 이제 우리는 영원히 함께야."

그 순간 공원의 모든 가로등이 꺼졌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그녀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제는 따뜻했다. 마치 내 체온이 그녀에게로 옮겨간 것처럼.

다음 날 아침, 사람들은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미소 짓고 있는 한 여자를 발견했다.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옆자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 벤치에 앉았다가 몸서리치며 일어났다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자리가 너무 차갑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