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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여행

호러 여행: 돌아오지 않는 길

늦은 밤 왕복 4차선 도로 위,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되었다. 차창 밖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고, 가로등 하나 보이지 않는 산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도쿄에서 교토로 향하는 여행 첫날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이 길이 맞나요?" 뒷좌석에서 애인 미나가 물었다. 렌터카를 운전하던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차 안에 서서히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희미했지만, 순식간에 농도가 짙어져 헤드라이트조차 제 기능을 못했다. 그때 내비게이션이 갑자기 살아났다. 화면은 파란색으로 깜빡이며 "도착 예정 시각: 00:00"이라고 표시됐다. 시계를 보니 11시 58분.

"저기 봐, 뭔가 있어." 미나가 창밖을 가리켰다. 도로변에 낡은 간판 하나가 바람에 삐걱거렸다. '쿠로야마 마을 환영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그런 마을은 나오지 않았다.

길은 점점 좁아지고 도로 양쪽으로 키 큰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마치 누군가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자세히 들으니 그것은 실제로 목소리였다. "돌아가... 돌아가..."

미나가 내 팔을 꽉 움켜쥐었다. "여기서 나가야 해, 지금 당장."

U턴을 시도했지만 차가 말을 듣지 않았다. 가속 페달이 저절로 밟혔고, 핸들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다. 00시 정각, 내비게이션에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라는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안개 사이로 흐릿한, 마을의 형체가 보였다. 초가지붕의 낡은 집들, 그 사이로 한복을 입은 사람들... 그러나 그들의 발은 모두 땅에 닿지 않고 공중에 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차에서 내렸다. 발 아래 흙이 축축했다.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우리를 바라봤다. 그들의 얼굴은 텅 비어 있었다.

"여행객들이군요. 오랜만입니다." 얼굴 없는 노인이 다가왔다. "쿠로야마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100년마다 새로운 거주자를 필요로 합니다."

미나가 차 안으로 도망쳤지만, 차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노인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당신들의 여행은 여기서 끝이지만, 쿠로야마에서의 삶은 이제 시작입니다. 영원히."

뒤늦게 깨달았다. 네비게이션에 뜬 00:00은 도착 시간이 아니라 남은 인생의 시간이었다. 안개 속에서 수백 개의 얼굴 없는 형체들이 나타났고, 그들은 모두 여행자의 옷차림이었다. 어떤 이는 70년대 패션, 어떤 이는 에도 시대의 복장... 모두 이 길을 잘못 들어 돌아가지 못한 영혼들이었다.

다음 날 아침, 교토행 도로변에는 새로운 실종 신고 전단지가 붙었다. 여행 중이던 커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렌터카는 도쿄에서 100km 떨어진 폐도로에서 발견되었지만,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단, 내비게이션에는 존재하지 않는 마을의 이름이 목적지로 설정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