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회사: 9층의 비밀
열린 창문으로 비치는 달빛이 내 컴퓨터 화면을 비출 때, 회사 메신저에서 알림이 울렸다. 오후 11시 30분, 모두가 떠난 사무실에 나 혼자 남아있었다. "9층으로 올라오세요.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발신자는 'Admin'이었다. 이상했다. 우리 회사는 8층짜리 건물이었으니까.
호기심에 끌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살펴보니, 분명 어제까지는 없었던 9라는 숫자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손가락이 저절로 그 버튼을 향해 움직였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엘리베이터 불빛이 깜빡이더니 완전히 꺼졌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라가고 있었다.
금속 벽면에 비친 내 모습이 점점 일그러져 보였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문이 천천히 열렸다. 9층은 내가 알던 회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형광등은 깜빡거렸고, 복도 끝에는 회의실로 보이는 유리문이 있었다.
복도를 걸어가는 내 발소리만이 빈 공간을 채웠다. 회의실 문에 가까워질수록 낮은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웅성거림이 멈췄다. 긴 테이블 주위로 앉아있는 것은 내가 알던 동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마치 인형처럼.
"자, 이제 마지막 참석자가 도착했군요." CEO로 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오늘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프로젝트명은 '영혼 효율화'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내 이름이 쓰인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계약서 옆에는 익숙한 커피 머그잔이 있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매일 아침 회사에서 마시던 그 커피에 무언가가 있었던 거다. 5년간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나는 조금씩 무언가를 빼앗기고 있었다.
"서명하시겠습니까?" CEO가 펜을 건넸다. 그의 손가락은 비정상적으로 길었고, 손톱 아래로 검은 액체가 흐르는 것 같았다.
나는 뒤로 물러났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아, 저항하시는군요. 드물지만 가끔 있는 일이죠." 그가 미소지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은 이미 5년 동안 당신의 영혼을 조금씩 저당 잡혔어요. 오늘은 마지막 조각을 가져갈 날이죠."
동료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그들의 눈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나는 도망치려 했지만, 문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그 자리에는 벽만이 남아있었다.
"함께해요," 동료들이 기계적으로 말했다. "회사는 가족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입니다."
그때 내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아침 6시.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꿈이었다. 오늘도 평소처럼 회사로 출근했다. 모든 것이 평범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해 책상에 앉았다. 친절한 인턴이 매일 아침처럼 커피를 내 책상에 놓았다. 그런데 커피잔 바닥에서 무언가 번쩍였다. 까만 액체 아래로, '9층에서 만나요'라는 글씨가 희미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