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노래: 308호의 비밀
308호실에서 다시 노래가 들려왔다. 한밤중 호텔의 적막을 가르는 그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아름다웠고, 나는 언제나처럼 그 소리에 이끌려 복도로 나왔다. 벽지가 낡은 복도에 서서 귀를 기울이면 목소리는 더 선명해졌다—쓸쓸함과 그리움이 섞인 멜로디, 어딘가 들어본 듯 낯설지 않은 후렴구.
"죄송합니다만, 그 방은 현재 비어 있습니다." 프런트 데스크의 나이 지긋한 직원은 오늘도 같은 대답을 했다. 그의 눈에는 불안과 연민이 함께 어려 있었다. 나는 그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직원들이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오늘밤엔 진실을 알아내리라 다짐했다.
마스터키를 훔치는 건 의외로 쉬웠다. 자정이 지나자 프런트 데스크는 한산해졌고, 당직자가 커피를 마시러 간 사이 서랍에서 키를 꺼내는 데는 십 초도 걸리지 않았다. 내 심장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부터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3층에 도착했을 때, 노래 소리는 더욱 또렷했다.
"오늘 밤은 마지막이에요..." 여성의 목소리였다. 가사에 담긴 애절함이 복도를 타고 흘렀다. 308호 앞에 서서 키를 넣기 전, 문에 귀를 대자 노래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키를 돌렸다.
문이 열리자 찬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방 안은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이상했다. 지난 삼 년간 이 방에 투숙객이 없었다는 소문이 사실처럼 보였다. 침대는 흐트러짐 없이 반듯했고, 책상 위에는 먼지 한 톨 없었다. 그러나 방 중앙에 놓인 오래된 LP 플레이어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사진 한 장. 흑백 사진 속 여인은 미소 짓고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1988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바로 그때, LP 플레이어가 저절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바늘이 레코드에 닿자 노래가 흘러나왔다—내가 복도에서 들었던 바로 그 노래.
"이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여인의 목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갑자기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세 해 전 이 방에서 투신한 유명 가수의 이야기, 호텔 측에서 그 사건을 덮으려 했던 이유, 그리고 매년 그녀가 죽은 날이면 들려오는 노래까지.
뒤돌아 문을 나서려는 순간,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갔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뒷모습에 누군가 서 있었다. 그녀였다. 거울 속 여인의 입술이 움직였다. "마지막 곡을 함께 들어주실래요?" 그 순간 방문이 스스로 닫혔고, LP의 바늘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호텔 직원들은 308호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남자의 얼굴에 이상한 평온함이 깃들어 있다고 수군거렸다.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어려 있었고, LP 플레이어는 마지막 음을 내뱉은 채 정지해 있었다. 호텔의 관리자는 그날로 308호실을 영구 폐쇄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미 늦었다. 오늘 밤이면 새로운 투숙객들이 또다시 그 노래를 듣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