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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귀신

회사의 귀신: 4층이 없는 사무실

새로 입사한 회사의 엘리베이터 버튼에 4층이 없었다. 1층, 2층, 3층, 그리고 바로 5층으로 넘어가는 이상한 건물이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김 부장은 특별한 설명 없이 "우리 회사는 4층이 없어요"라고만 말했다. 눈치껏 더 묻지 않았지만, 호기심은 잠들지 않았다.

삼 개월이 지났다. 야근이 일상이 된 어느 밤,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길에 계단을 이용하다 실수로 4층으로 들어섰다. 불이 꺼진 사무실은 마치 다른 차원처럼 느껴졌다. 미세한 먼지 냄새와 함께 묘하게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쳤다. 컴퓨터도, 책상도, 사람도 없었다. 그저 텅 빈 공간에 낡은 형광등 하나만이 깜빡이고 있었다.

"여기... 누구 있나요?" 내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대답은 없었다. 그렇게 서 있는데, 저 멀리 구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느릿느릿, 마치 누군가 문서를 검토하는 것처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모든 본능이 '도망가라'고 외쳤지만, 발은 그 소리를 향해 움직였다. 깜빡이는 형광등 불빛 아래, 한 남자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 창백한 얼굴, 낡은 회사 유니폼, 그리고 지친 눈빛. 그는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흑백으로 보였다.

"야근이 끝나지 않아..." 그가 중얼거렸다. "결국 난 이곳을 떠나지 못했어."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김 부장의 메시지였다. '어디 있나? 데이터 분석 끝나면 바로 보내줘.'

고개를 들었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다음 날, 사무실 커피머신 앞에서 용기를 내어 오래 다닌 경리 직원에게 물었다.

"혹시... 4층에 대해 아시나요?"

그녀는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5년 전, 월말 결산 시즌에 과로로 돌아가신 과장님이 계셨어요. 그날 밤 혼자 4층에서 야근하시다가... 그 후로 4층은 폐쇄됐죠. 가끔 밤에 컴퓨터 소리가 들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이후 야근이 끝나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는 대신, 나는 종종 4층에 들러 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자신이 귀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그저 끝나지 않는 업무에 시달리며 퇴근을 기다리고 있을 뿐. 어제는 그에게 말했다. "오늘은 집에 가셔도 될 것 같아요. 제가 마무리할게요." 그가 미소지었다.

오늘 아침, 회사 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왔다. '4층 리모델링 공사 완료 및 재사용 안내'. 그리고 엘리베이터에는 새로운 버튼이 생겼다. 이제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겠지만, 내 책상 서랍에는 "퇴근합시다"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누군가에 의해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