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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비밀: 우리가 모르는 37층

회사에는 37층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에는 36층에서 38층으로 넘어갔고, 비상계단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도 이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나 역시 3년 동안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오늘까지는.

"박대리, 이 자료 37층으로 올려주세요." 부장님의 말에 나는 귀를 의심했다.

"37층이요?"

"그래, 빨리. 회의 시작 5분 전이야."

나는 혼란스러움을 감추며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자 문이 열렸고, 안으로 들어선 나는 버튼 패널을 다시 확인했다. 36층, 38층. 37층은 여전히 없었다. 혹시 다른 엘리베이터에 있을까 싶어 옆 엘리베이터로 갔지만 마찬가지였다.

용기를 내어 36층 버튼을 눌렀다. 도착한 36층은 늘 보던 그대로였다. 복도 끝에 있는 비상구로 향했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38층으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며 벽을 유심히 살폈다. 그때 36층과 38층 사이 계단 벽면에 미세하게 다른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벽을 더듬자, 손끝에 미묘한 틈이 느껴졌다.

갑자기 벽이 움직였다. 내 앞에 좁은 복도가 나타났고, 그 끝에는 '37층'이라고 적힌 문이 있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문으로 다가갔을 때 누군가 내 어깨를 잡았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회사의 보안팀장이었다.

"부... 부장님이 37층에 자료를 올려달라고 해서요."

그의 눈이 잠시 흔들렸다. "네 부장님 이름이 뭐지?"

내가 대답하자 그는 무전기로 누군가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와."

37층의 문이 열리자 그곳은 내가 아는 회사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최첨단 장비들이 즐비했고, 각국 언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회의실로 안내받았을 때, 나는 경악했다. 우리 회사의 모든 부장들이 있었고, 심지어 다른 회사의 임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자, 이제 시작하죠. 오늘의 안건은 글로벌 시장 통제 전략입니다."

화면에 나타난 자료들은 충격적이었다. 우리 회사가—아니, 이 건물의 여러 회사들이 함께 세계 경제를 조종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결정한 전략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고, 국가 경제가 흔들렸다.

회의가 끝나고 복도로 나왔을 때, 부장님이 내게 다가왔다.

"이제 알았으니 선택해야지. 우리의 일원이 되거나, 아니면..."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대답했다. "일원이 되겠습니다."

다음 날,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버튼을 보니 37층 버튼이 생겨 있었다. 눌러보니 바로 움직였다.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가 평소에 보는 회사는 얼굴에 불과하며, 진짜 결정은 모두가 볼 수 없는 37층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당신의 회사에도 보이지 않는 층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