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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사진

눈물의 회사, 빛바랜 사진

사무실 청소부 김씨는 쓰레기통에서 찢어진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평범한 회사 야유회 사진이었지만, 한 사람의 얼굴만 검은 펜으로 격렬하게 지워져 있었다. 사진 뒷면에는 가느다란 글씨로 '잊지 않을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김씨는 사진을 주머니에 넣었다. 24년간 이 회사의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사람들이 버린 수많은 물건들을 보았지만, 이 사진에서는 뭔가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 형광등 불빛 아래 사진 속 웃는 얼굴들이 오히려 섬뜩하게 보였다.

다음 날, 김씨는 사진 속 인물들을 하나씩 확인해보기로 했다. 마케팅팀 야유회 사진이었고, 얼굴이 지워진 자리는 정확히 윤 과장의 위치였다. 5년 전 갑자기 퇴사했다는 윤 과장. 회사에서는 그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했다고 했지만, 청소부 김씨는 그날 밤 임원실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언쟁을 기억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김씨는 마케팅팀 박 대리에게 물었다. 박 대리는 사진을 보자마자 얼굴색이 변했다. "어디서 난 거예요? 이건... 윤 과장님이 마지막으로 회사에 온 날 찍은 건데."

사무실 구석에 마련된 작은 창고. 김씨는 오래된 청소 도구함 뒤편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5년간 모아온 회사의 비밀들이었다. 쓰레기통에 버려진 메모, 찢겨진 계약서 조각들, 그리고 수상한 대화를 녹음한 작은 테이프들. 김씨는 청소부였지만, 이 회사에서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상자 속에서 또 다른 사진들이 나왔다. 모두 같은 야유회 사진이었지만, 매번 다른 사람의 얼굴이 지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모두 회사를 떠났다. 총 일곱 장. 일곱 명의 직원이 모두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회사를 떠났다.

김씨는 사진들을 모두 탁자 위에 펼쳐놓고 뒷면의 글씨를 확인했다. '잊지 않을게'라는 같은 글씨체. 하지만 마지막 사진, 이번에 발견한 사진의 뒷면에는 다른 글씨가 추가되어 있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김씨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몸을 돌렸다. 회사 대표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또 다른 사진 한 장. 새로 찍은 회사 단체사진이었고, 이번에는 김씨의 얼굴 위에 검은 펜 자국이 선명했다. 대표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김씨, 24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퇴직금은 넉넉히 드리겠습니다."

다음 날, 회사 앞 버스정류장에 한 장의 사진이 떨어져 있었다. 바람에 조금 젖은 그 사진에는 회사 대표의 얼굴이 검게 지워져 있었고, 뒷면에는 가느다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김씨의 서명이 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