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오컬트: 직장인들의 비밀 의식
김과장은 자정이 지난 사무실에서 동료들이 넥타이를 풀고 정장 재킷을 벗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낮에는 볼 수 없었던 의식이 시작되려 했다.
"오늘도 참석하시는 거죠, 김과장님?" 박대리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게 깔렸다. 형광등 불빛 아래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동자에는 이상한 기대감이 어려 있었다.
김과장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 달 전, 우연히 야근하다 목격한 그 의식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회사에서 승진하려면 업무 능력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의식'에 참여해야 했다.
회의실 테이블이 옮겨지고, 바닥에는 하얀 분필로 이상한 기호들이 그려졌다.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원을 그리며 앉았고, 대리급 이하는 그 주위에 서 있었다. 공기는 무겁고 냉랭했지만, 이상하게도 온기가 느껴졌다.
"우리는 오늘도 회사의 번영을 위해 모였습니다." 이사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사원들의 입에서 웅얼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성과... 이익... 성장..."
김과장의 손바닥에서 땀이 흘렀다. 처음 이 의식을 보았을 때, 그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식에 참여한 후, 놀랍게도 그의 업무는 술술 풀리기 시작했고, 상사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중앙에 놓인 회사 분기 보고서가 천천히 펼쳐졌다. 그 위에 각자의 피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순간, 종이가 붉게 물들었다. 누군가 휴대폰 불빛을 껐다. 이제 회의실은 오직 보고서에서 나오는 희미한 붉은 빛만이 존재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우리의 열정을 바칩니다." 모두가 합창했다.
갑자기 보고서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숫자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적자였던 수치가 흔들리더니 검은색에서 붉은색으로, 그리고 푸른색으로 변했다. 흑자로 전환된 것이다.
김과장은 공포와 경이로움 사이에서 떨고 있었다. 그는 알았다. 이 회사의 성공은 결코 평범한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이제 그가 이 의식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의식이 끝나고 모두가 자리를 정리할 때, 김과장은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에 작은 글씨로 쓰인 문장을 발견했다. "계약은 영원하다. 퇴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단순한 회사원이 아닌, 어떤 커다란 의식의 일부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김과장은 평소처럼 정장을 갖춰 입고 회사에 출근했다.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그의 눈빛 속에는 어제의 공포가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그의 눈동자에는 이전에 없던 빛나는 야망이 서려 있었다. 사무실 형광등 아래, 그의 그림자는 미묘하게 다른 형태로 바닥에 드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