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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요리

회사 요리사: 알고 보니 그는 요리하는 CEO였다

회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황금빛 버섯 리조또 향이 내 코를 강타했다. 출근한 지 5분 만에 내 위장은 이미 항복 선언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회사의 구내식당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공식적으로는 없었다.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김 과장님." 청소 아주머니의 인사에 고개만 끄덕이고 지나쳤다. 내가 서둘러 출근한 이유는 청소 아주머니도, 동료들도 모른다. 오직 나만이, 그리고 그만이 알고 있었다.

사무실 한 켠, 평범한 탕비실처럼 보이는 공간으로 향했다. 시계를 확인한다. 7시 15분. 아직 15분의 여유가 있다. 문을 조심스레 열자 안에서는 검은 정장을 완벽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작은 인덕션 위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그의 손목에서 번쩍이는 롤렉스가 증언하듯, 그는 우리 회사 박 대표였다.

"아, 김 과장. 딱 좋은 타이밍이야. 이거 한번 맛봐봐." 박 대표는 작은 스푼으로 소스를 떠서 내게 건넸다. 참을 수 없는 아로마와 함께 입 안에서 퍼지는 풍미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오늘은 트러플 크림 소스예요. 어제 밤에 문득 생각나서..." 그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우리 회사 대표는 몰래 요리를 한다. 정확히는, 회사 출근 시간 전에 탕비실에서 그날의 요리를 완성하고 직원들의 책상에 익명으로 도시락을 놓아준다. 직원들은 이것이 회사의 복지 서비스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CEO의 비밀스러운 취미였다. 나만이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했고, 대표의 부탁으로 비밀을 지키는 대신 시식 평가자가 되었다.

"오늘 이사회에서 인수합병 건 통과시켜야 하는데..." 그가 말을 이어가며 허브를 가르니쉬로 얹었다. "스트레스받아서 요리가 더 생각나더라고."

대표는 매출 차트를 분석하듯 정확한 움직임으로 다섯 개의 도시락을 완성했다. 그의 요리에는 숫자와 데이터로 가득한 그의 일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성과 따뜻함이 담겨 있었다.

"오늘 메뉴는 봄나물 리조또입니다. 어제 발표 자료 완벽하게 준비한 마케팅팀을 위한 특별 메뉴예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가 매일 아침 만드는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직원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였다. 냉철한 판단으로 회사를 이끄는 CEO의 또 다른 소통 방식이었다.

8시가 되자 그는 도시락들을 들고 조용히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창문 너머로 그가 각 팀의 책상 위에 도시락을 남기는 모습을 지켜봤다. 직원들이 도착하기 전, 그는 다시 정장 재킷의 주름을 펴고 CEO의 가면을 썼다. 아무도 모르게.

오늘도 우리 회사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비밀을 간직한 채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