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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초콜렛

회사 초콜렛: 단 맛에 숨겨진 비밀

오십 번째 생일, 회사에서 받은 초콜릿 상자가 내 책상 위에 놓여있었다. 포장지에는 '감사합니다, 30년의 헌신에'라는 문구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었다. 내 인생의 삼분의 일을 바친 대가로 받은 것이 고작 이것뿐이라니.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초콜릿을 하나 집어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가나슈가 입안에서 녹아내리며 달콤한 위로를 건넸다. 묘하게도 그 단 맛에서 지난 30년의 시간이 떠올랐다. 새벽 출근길의 찬 공기, 야근 후 으스스한 사무실의 적막, 성과 발표회의 긴장된 호흡, 승진 소식에 동료들과 나눈 건배... 초콜릿 하나를 더 집어 넣었다. 이번엔 다크 초콜릿이었다. 쌉싸름한 뒷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김 부장님, 상무님께서 찾으십니다." 신입사원의 목소리에 나는 초콜릿 상자를 서랍에 넣고 일어섰다. 상무실로 가는 길,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은 언제부터인가 회색빛이 되어 있었다. 언제부터 나는 이 회사의 일부가 되었을까. 아니, 언제부터 이 회사가 나의 일부가 되었을까.

상무실 문을 열자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졌다. 임원들이 둘러앉아 있었고, 상무는 웃는 얼굴로 나를 맞이했다. "김 부장, 축하해. 이번에 상무로 승진이야. 우리가 특별히 준비한 것도 있어."

테이블 위에는 내가 받은 것과 똑같은 초콜릿 상자가 놓여 있었다. 다만 그 크기는 세 배는 더 컸다. 상무는 상자를 열어 보이며 말했다. "회사 특제품이야. 맛있지? 30년 전통의 비밀 레시피로 만든 거야. 앞으로 더 많이 먹게 될 거야."

그제야 깨달았다. 회사에서 주는 초콜릿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일종의 계약이었다. 달콤한 유혹으로 시작해 쓴맛으로 끝나는, 그리고 그 맛에 중독되게 만드는 함정. 나는 내가 먹은 초콜릿 개수만큼 이 회사에 나를 팔아왔던 것이다.

자리에 앉아 축하를 받으며, 나는 상자 속 초콜릿들을 바라보았다. 각각의 초콜릿은 내가 앞으로 희생해야 할 시간들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손이 저절로 뻗어나갔다. 하나를 집어 입에 넣자, 익숙한 달콤함이 다시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번엔 쓴맛이 오기 전에, 다음 초콜릿을 향해 손을 뻗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나는 서랍에서 첫 번째 초콜릿 상자를 꺼냈다. 바닥에 깔린 종이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작은 글씨가 있었다. "주의: 과도한 섭취는 당신의 인생을 회사에 종속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 입 안에서는 벌써 새로운 초콜릿이 녹아내리고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