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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호텔

회사 호텔: 잠들지 않는 야근의 밤

이 회사는 퇴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호텔을 지었다. 내 책상 맞은편 유리창 너머로 어제의 내가 보인다. 오늘의 나처럼, 그 역시 모니터 불빛 아래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삼 년 전 입사했을 때 '혁신적인 복지'라며 자랑하던 사내 호텔. 24시간 근무에 지친 직원들이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명목이었다. 로비는 대리석으로 빛나고, 객실은 호화롭게 꾸며져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곧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박 대리, 오늘도 호텔 이용하나 보네." 부장의 목소리에는 항상 가시가 돋아있다. 내 책상에 쌓인 서류 더미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그는 씩 웃는다. 승진을 원한다면 호텔에서 더 많은 밤을 보내야 한다는 암묵적 메시지. 나는 고개만 끄덕인다.

사실 이 호텔에서는 아무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객실 벽은 종이처럼 얇아서 옆방에서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전화통화 소리가 모두 들린다. 베개 밑에는 언제나 태블릿이 놓여있고, 침대 옆 탁자에는 이어폰과 노트북 충전기가 대기 중이다. 꿈에서조차 이메일 알림음이 울린다.

호텔 15층 창문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반짝인다. 그 불빛들 속에는 집이라는 곳이 있다고 들었다.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곳. 가족이 기다리는 곳. 내게는 이미 흐릿한 개념이 되어버렸다.

오늘도 나는 호텔 카드키를 받았다. 1504호. 어제와 다른 방이지만 똑같은 공간. 욕조에는 물이 채워져 있지만 들어갈 시간은 없다. 방 안의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노트북은 이미 켜져 있다. 침대 위에 놓인 회사 로고가 새겨진 파자마를 본다. 그것조차 입을 시간이 없다.

창문으로 비친 내 모습이 낯설다. 눈 밑의 다크서클, 흐트러진 머리카락, 구겨진 셔츠.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 문득 고개를 돌리자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작은 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행복한 투숙 되세요. - 경영진'

그때 노트북에서 새 메일 알림이 울린다. "내일 아침 7시 회의 자료 먼저 검토 부탁드립니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는다. 창밖으로 비친 내 모습 너머로, 다른 호텔방의 불빛들이 보인다. 그곳에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모두 이 호텔의 영원한 투숙객들이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 호텔에 체크인한 순간, 우리는 이미 인생에서 체크아웃한 것이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