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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부모님

MBTI 부모님: 유형별 양육의 그림자

아버지는 ESTJ였고, 어머니는 INFP였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들의 성격 유형은 이미 나의 운명을 결정했는지도 모른다.

저녁 식탁에 앉을 때마다 나는 두 세계 사이에 끼어 있었다. 오른쪽엔 계획표와 목표 리스트로 가득 찬 아버지의 세계가, 왼쪽엔 꿈과 가능성으로 물든 어머니의 세계가 있었다. 숟가락에 밥을 떠 입에 넣을 때마다 나는 두 세계를 모두 삼켜야 했다.

"내일 수학 시험은 준비됐니? 지난번처럼 실수하면 안 돼." 아버지의 목소리는 딱딱한 나무 의자처럼 단단했다. 어린 내게 그 의자는 항상 불편했다.

어머니는 내 손을 살짝 쥐며 속삭였다. "네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찾는 게 더 중요해, 우리 아들." 그녀의 말은 따뜻한 차처럼 내 안에서 천천히 퍼져나갔지만, 곧 아버지의 찬물에 식어버리곤 했다.

열여섯 생일, 아버지는 미래 계획표를 선물로 주셨다. 대학, 취업, 결혼, 은퇴까지 빼곡히 채워진 인생 로드맵이었다. 같은 날 저녁, 어머니는 몰래 내 방에 들어와 퓨샷 카메라와 빈 일기장을 건네주었다. "네 마음이 가는 대로 담아봐."

열일곱에 나는 MBTI 검사를 했다. 결과를 보고 어머니는 웃었고, 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나는 둘 다 아니었다. 그들이 그토록 완벽하게 대변하던 두 극단의 중간 어딘가에 나는 서 있었다.

"넌 좀 더 계획적이어야 해." 아버지의 목소리가 식탁 위에 울렸다.

"아이가 자기 길을 찾게 내버려 둬요." 어머니의 항변은 항상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

대학 원서를 쓸 때, 나는 처음으로 반란을 일으켰다. 아버지가 원하던 경영학이 아닌, 어머니가 꿈꾸던 예술도 아닌, 내가 선택한 심리학이었다. 부모님의 극단적 성격 유형 사이에서 자라며, 나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졌다.

졸업 후, 나는 '성격 유형과 부모-자녀 관계 역학'에 관한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첫 번째 연구 대상은 당연히 우리 가족이었다. 연구 결과를 들고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처음으로 같은 표정을 지었다. 놀라움과 자부심이 뒤섞인 얼굴이었다.

"네가 우리 둘 사이에서 힘들었겠구나." 어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버지는 드물게 감정을 드러내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네가 우리를 연구 대상으로 삼다니, 효율적인 선택이었어."

이제 나는 상담사가 되어 내담자들에게 종종 묻는다. "부모님의 MBTI를 알고 계신가요?"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부모의 성격 유형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굴절된 빛 속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두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 헤맸던 그 시간들이, 지금 다른 이들의 손을 잡고 그들만의 균형점을 찾도록 돕는 나의 능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