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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괴담

미드나잇 간식 괴담

그날 밤 냉장고에서 들려온 소리는 분명 내 이름이었다.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렀지만, 새벽 세 시의 허기는 공포보다 강했다. 어둠 속에서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냉장고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마치 누군가 문을 열었다 닫은 것처럼 깜빡였다.

냉장고를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덮쳤다. 간식을 찾는 내 손이 어제 사둔 치즈케이크 상자에 닿았을 때였다. "그거 말고..." 귓가에 속삭임이 들렸다. 심장이 멎을 것 같았지만, 텅 빈 아파트에선 내 숨소리만 들렸다. 흔들리는 손으로 케이크 상자를 꺼내 식탁에 올려놓았다.

상자를 열자 달콤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하지만 포크로 한 조각을 떼어내려는 순간, 케이크 표면에 희미하게 글자가 떠올랐다. '날 먹으면, 넌 다음이야.'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글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피로 때문에 환각을 보는 걸까? 배고픔에 현혹된 나는 경고를 무시하고 포크를 케이크에 꽂았다.

첫 입을 베어 물자마자 알았다. 이건 내가 사온 케이크가 아니었다. 너무 달콤했고, 너무 신선했으며, 무엇보다 따뜻했다. 냉장고에 있던 것이 아니라는 듯이. 혀끝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맛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을 주었다. 멈출 수 없었다. 한 입, 또 한 입.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미 케이크를 완전히 비워버린 후였다.

그때 식탁 위 빈 상자가 움직였다. 아니, 상자가 아니라 그 안에 남아있던 케이크 부스러기들이 마치 개미처럼 모여들더니, 글씨를 만들어냈다. '고마워. 널 기다렸어.'

다음 날부터 냉장고에는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들이 채워져 있었다. 사오지 않은 초콜릿 케이크, 만든 적 없는 수제 쿠키, 사려고 생각만 했던 아이스크림까지. 하지만 더 이상한 것은, 그 간식들을 먹을 때마다 내 몸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사라진다는 느낌이었다. 거울 속 내 모습은 같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내게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다.

어제는 엄마가 전화해서 물었다. "너 요새 왜 그렇게 말이 없니? 무슨 일 있어?" 대답하려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냉장고에서 꺼낸 딸기 타르트를 먹으며 깨달았다. 내가 사라지는 만큼, 누군가 다른 존재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지금도 배가 고프다. 냉장고에서 은은한 불빛이 깜빡이며 나를 부른다. 새벽 세 시, 나는 또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에는 어떤 간식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내일 아침, 거울 속에는 과연 누가 서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