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데이트: 달콤한 순간의 비밀
첫 번째 과자를 집어들었을 때, 나는 그녀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우리의 데이트는 언제나 편의점 간식 코너에서 시작됐다. 그녀는 매번 다른 과자를 고르며 "오늘은 이거 어때?"라고 묻곤 했다. 그날은 딸기맛 초콜릿이었다.
"이런 걸 좋아해?" 내가 물었다. 그녀는 대답 대신 까맣게 빛나는 눈동자만 깜빡였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그녀의 손은 언제나처럼 따뜻했다. 봄날의 햇살 같은 온기가 내 손바닥으로 번졌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도시 외곽의 한적한 공원 벤치에 앉아 그날 고른 간식을 나눠 먹었다. 가끔은 말없이 밤하늘만 바라보기도 했고, 때로는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기도 했다. 그 소소한 행복이 내겐 최고의 데이트였다.
"이게 마지막 간식 데이트가 될 것 같아." 그녀가 문득 말했다. 딸기 초콜릿을 반으로 나누며 그녀는 미소 지었지만, 눈빛은 슬펐다. 나는 그 말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해외 발령 받았어. 다음 주에 떠나."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딸기 초콜릿이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동안, 내 가슴도 함께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제야 깨달았다. 그녀가 매번 다른 간식을 고른 이유를. 매번 새로운 맛을 함께 경험하고 싶었던 그녀만의 작은 버킷리스트였다.
"그래서 매번 다른 걸 골랐구나." 내 말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모든 종류를 다 먹어보진 못했네." 그녀의 눈가에 작은 물기가 맺혔다.
일주일 후, 공항에서 그녀를 배웅하며 나는 커다란 쇼핑백을 건넸다. 그녀가 안을 들여다보자 놀란 눈빛이 역력했다. 우리가 아직 먹어보지 못한 모든 종류의 과자와 간식들이 가득했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하나씩 같이 먹자." 내가 말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미소에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오늘도 나는 편의점에 들러 새로운 간식을 고른다. 그녀가 돌아올 때까지, 매일 하나씩 맛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때로는 단맛, 때로는 짠맛, 가끔은 쓴맛처럼. 그리움도 결국은 또 하나의 맛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어쩌면 인생의 모든 순간들도 이렇게 다양한 간식들처럼, 한입 베어 물고 나서야 그 진짜 맛을 알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