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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여름

간식의 여름: 녹아내리는 기억

할머니의 냉장고가 멈춘 것은 여름이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온도계의 빨간 선이 38도를 가리키던 그날, 나는 할머니의 오래된 아파트에 도착했고, 문을 열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쇠 냄새와 뜨거운 공기였다.

"할머니, 냉장고가 망가졌어요?" 내가 묻자 할머니는 한숨만 내쉬었다.

"어제부터 그러네. 수리기사는 내일이나 온대."

나는 할머니의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안에는 반쯤 녹은 아이스크림 통과 흐물거리는 초콜릿 바, 그리고 땀을 흘리는 과일 젤리들이 놓여 있었다. 할머니의 특별 간식들이 하나둘씩 원래의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다.

"다 버려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할머니의 눈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 "저건 네가 올 때마다 먹으라고 모아둔 거였는데..."

창문 너머로 뜨거운 태양이 정오의 위치에 서 있었다. 아스팔트에서 열기가 올라와 아지랑이를 만들고 있었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녹아내리는 간식들을 보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 이것이 우리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괜찮아요, 할머니. 녹은 간식도 맛있을 수 있어요."

나는 젤리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예상보다 달콤했다. 할머니도 조심스럽게 녹은 초콜릿을 맛보았다. 웃음이 그녀의 주름진 얼굴에 번졌다.

"사실 간식은 항상 우리를 기다려주진 않아." 할머니가 말했다. "네가 어릴 때, 여름이면 네 손에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곤 했지. 넌 항상 그 녹은 것까지 다 핥아먹었어."

우리는 그날 오후, 에어컨도 없는 뜨거운 방에서 녹아내린 모든 간식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달콤한 음료가 되었고, 초콜릿은 손가락에 묻어나는 갈색 물감처럼 변했다. 그러나 그 맛은 여전히 같았다.

밤이 되자 열기는 조금 누그러졌다. 할머니와 나는 베란다에 나가 별을 보았다. 할머니의 손은 내 손처럼 달콤한 간식의 흔적으로 끈적였다.

"알아?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들은 종종 계획대로 되지 않아." 할머니가 말했다. "때로는 모든 것이 녹아내리고, 그때 우리는 선택해야 해. 슬퍼할 것인지, 아니면 그 흐트러진 모양 그대로를 즐길 것인지."

그날 밤, 나는 이해했다. 여름은 모든 것을 원래의 모습에서 해방시키는 계절이다. 간식이 녹아내리듯, 우리의 단단한 생각과 기대도 녹아내려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그 무너진 형태 속에서 가장 달콤한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