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의 고민: 선택의 무게
대학교 매점 앞 벤치에 앉아 있으니, 고민이 그림자처럼 내 발밑에 드리워졌다. 세 학기 연속 전공 성적 B+. 이제 와서 전공을 바꾼다는 건 부모님께도, 내게도 너무 큰 실패를 인정하는 일이 될 것이다.
봄바람이 캠퍼스의 벚꽃을 흩날리는 오후, 나는 전과 신청서를 손에 쥔 채 앉아 있었다. 손가락 사이로 바람이 종이를 살짝 들썩이게 했고, 양식의 검은 글씨들이 내 미래를 결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신청서는 아직 미완성이었다. 이름과 학번만 적혀 있을 뿐, 나머지 칸은 공허한 흰색 사각형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민수야, 왜 여기 앉아있어?" 갑자기 들려온 교수님의 목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서류를 가방에 숨겼다. 법학과 학과장이시자 내가 가장 존경하는 김 교수님이었다.
"아... 그냥 좀 생각할 게 있어서요." 내 목소리는 떨렸다.
교수님은 내 옆에 앉으시며 잠시 침묵하셨다. "고민이 있구나. 전과 생각 중이니?"
내 놀란 표정을 보시곤 교수님은 미소 지으셨다. "네 책상 위 문학 서적들, 소설 습작노트... 나도 한때 그랬었거든."
"교수님도요?"
"대학 시절 내 꿈은 소설가였어. 법률 서적 대신 소설책을 읽었지. 그런데 부모님의 기대, 안정된 미래... 결국 법학을 선택했지." 교수님의 눈에 잠시 그리움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후회하세요?"
"후회? 글쎄..." 교수님은 벚꽃 나무를 바라보셨다. "지금도 가끔 소설을 쓰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서 이야기의 재료를 얻어. 그리고 내 법률 지식이 내 글에 깊이를 더해준다고 생각해. 우리 인생은 종종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어떤 선택도 완전히 버려지는 건 아니야."
그 말씀에 갑자기 내 머릿속에 번개가 쳤다. "법과 문학의 융합..."
"그래, 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법적 정의와 인간성에 대한 문학적 통찰을 결합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교수님은 일어서시며 말씀하셨다. "고민은 선택의 무게를 느끼는 과정일 뿐이야. 그 무게를 피하지 말고 너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보렴."
교수님이 떠나신 후, 나는 전과 신청서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반으로 접었다. 대신 새 노트를 펼쳐 제목을 적었다: '법정 소설: 정의를 향한 문학적 여정'. 내일은 법학과 교수님들을 찾아가 독립 연구 프로젝트를 제안해볼 생각이다. 내 고민은 여전히 그림자처럼 내 곁에 있지만, 이제 그것은 내가 피해야 할 어둠이 아니라 나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도하는 안내자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