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생존: 달콤한 묵시록
마지막 과자 봉지를 두고 여섯 살 아이와 나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었다. 무너진 세상에서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달콤함이었다.
"할아버지, 나 배고파요." 손녀의 목소리가 텅 빈 슈퍼마켓의 먼지 쌓인 공기를 가르며 메아리쳤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저녁 햇살이 먼지 입자들을 춤추게 했고, 그 빛 속에서 아이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 보였다. 세 번째 대형 정전 이후, 식량 배급소는 사라졌고 남은 것은 약탈된 가게들뿐이었다.
손에 쥔 초코파이 한 봉지. 유통기한은 이미 두 달 전에 지났지만, 지금 같은 때에 그런 건 사치스러운 걱정이었다. 내 손가락이 봉지를 꽉 움켜쥐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마치 과자가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민아야, 이건..." 말을 잇지 못했다. 할아버지로서 손녀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당연했지만, 내 위장은 사흘째 비어 있었고 어지러움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당분이었다.
슈퍼마켓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즉시 냉동고 뒤로 몸을 숨겼다. 군인들일까, 아니면 또 다른 약탈자들일까? 민아가 무서워하며 내 팔을 꽉 잡았다. 과자 봉지가 우리 사이에서 더욱 크게 바스락거렸다.
민아의 작은 손이 내 주머니를 더듬었다. 처음에는 그저 안정을 찾는 동작이라 생각했는데, 순간 과자 봉지가 사라졌다. 그녀의 눈빛이 달라졌다. 어린아이의 순진함 뒤에 숨겨진 생존 본능이 드러났다.
"네가 가져." 내가 속삭였다. "할아버지는 괜찮아."
민아는 잠시 망설이다 봉지를 뜯었다. 초코파이의 달콤한 향기가 공기 중에 퍼졌다. 그녀는 과자를 반으로 나누어 하나를 내게 건넸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존이라는 것을.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민아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초코파이 조각을 입에 넣었다. 달콤함이 혀끝에서 녹아내렸다. 팬데믹, 전쟁, 기후 재앙이 모든 것을 앗아갔지만, 이 작은 과자 한 조각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
슈퍼마켓 입구가 열리고 여러 명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민아의 손을 꼭 잡으며 생각했다. 인류의 미래는 어쩌면 이런 작은 나눔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입가에 묻은 초코 자국을 닦으며, 우리는 함께 그림자들을 향해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