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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소개팅

달콤한 소개팅, 쓰디쓴 과자

그가 건넨 과자가 내 인생을 바꾸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만난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수제 쿠키 상자를 꺼냈고, "직접 만든 거예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포장지가 너무 예뻐서 펼치기 아까웠지만, 그의 기대에 찬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쿠키는 겉보기에 평범했다. 초콜릿 칩이 박힌 황금빛 원형 과자. 한 입 베어물자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과 고소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맛있네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의 얼굴에 안도감이 번졌다.

"사실 요리사예요. 제 특제 쿠키로 첫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의 목소리가 따스하게 울렸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흘렀고, 우리는 음식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다.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헤어질 때, 그는 남은 쿠키를 건네며 "다음에 또 만나요"라고 말했다.

집에 돌아와 남은 쿠키를 먹으며 오늘의 행복을 곱씹고 있을 때,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이었다. "오늘의 소개팅은 어떠셨나요?" 별점을 매기라는 화면. 그 순간 불편한 진실이 떠올랐다. 그는 프로필에 '요리사'라고 적어놓았지만, 대화 중에 직업을 물었을 때 '푸드스타일리스트'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쿠키 상자를 자세히 살펴보니 포장 뒷면에 작은 글씨로 유명 베이커리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통기한은 일주일 전에 지나 있었다. 인터넷 검색 결과, 그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쿠키였다. 그는 내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다음 날, 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어제 정말 즐거웠어요. 다음엔 제가 직접 요리해드릴게요." 잠시 망설였다. 사람들은 첫인상에서 작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자 하나로 시작된 거짓말이 과연 용서할 만한 것일까?

답장을 쓰기 전, 마지막 쿠키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이상하게도 이번엔 맛이 달랐다. 달콤함 뒤에 묘한 쓴맛이 감돌았다. 어쩌면 유통기한이 지나서일지도, 또는 진실의 맛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때로는 가장 달콤한 과자가 가장 쓴 진실을 품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