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소개팅: 그날 밤의 미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말이 내 귓가에 울렸을 때,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검게 변하는 것을 본 건 내 착각이었을까? 소개팅 장소로는 다소 특이한 선택이었던 오래된 찻집, '고요한 밤'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우리는 마주 앉아 있었다. 퇴색된 벽지와 오래된 나무 가구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전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서지현입니다." 그녀의 미소는 완벽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불편했다. 창백한 피부와 단정하게 올린 머리, 그리고 약간 긴 손톱을 가진 그녀는 모든 면에서 이상적이었지만, 무언가 느껴지는 위화감은 지울 수 없었다.
"저는 김민수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일해요." 내가 말을 이을 때마다 그녀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주의 깊게 듣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미소는 한 번도 사라지지 않았다. 차 잔을 들어 올릴 때도, 내 이야기에 웃을 때도, 그 미소는 정확히 같은 모양으로 유지되었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찻집의 조명은 더 어두워지는 것만 같았다. 내 말에 그녀가 웃을 때마다 주변의 소리가 잠시 멈추는 것 같았고, 그때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다른 사람의 것처럼 들렸다. "민수 씨는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그녀가 물었을 때, 나는 그녀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발견했다.
"괴담 소설을 좋아해요." 내 대답에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그 순간, 찻집의 조명이 깜빡였고, 나는 그녀의 그림자가 벽에 비친 모습을 보았다. 그것은 분명 그녀의 실루엣이 아니었다.
"저도 괴담을 좋아해요. 특히 진짜 경험담이요." 그녀의 목소리가 미묘하게 변했다. "제가 한 가지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오래전, 이 찻집이 있는 자리에..."
갑자기 내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친구였다. "잠시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어, 민수야, 소개팅 어때? 서지현이라는 여자 괜찮지?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고 다른 친구가 소개해줬다던데." 내 등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그런데 말이야, 방금 이상한 소식을 들었어. 오늘 너랑 만나기로 한 여자가 오기 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대. 지금 경찰에서 연락이 왔어."
천천히 돌아서자, 우리가 앉아있던 테이블은 비어 있었다. 의자 하나만 살짝 뒤로 밀려있었고, 그녀의 자리에는 낡은 사진 한 장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고요한 밤'이라는 찻집의 오래된 사진이었고, 구석진 자리에 앉아 미소짓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사진 뒷면에는 희미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다음 소개팅을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