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여름의 과자: 녹아내린 기억
그날 여름은 마치 용광로 속에 갇힌 것처럼 뜨거웠다.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세상을 일그러뜨리던 날, 할머니의 낡은 과자 상자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30년 전 단종된 '여름별 과자'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별 모양의 노란 과자들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대로였다. 손바닥에 올려놓자 달콤한 바닐라 향이 희미하게 코끝을 간질였다. 할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이 과자는 여름에만 맛이 살아난다"고.
무더위를 피해 오래된 선풍기 앞에 앉아 과자를 입에 넣었다. 혀끝에 닿는 순간, 잊고 있던 기억들이 밀려왔다. 숨이 막힐 듯 뜨거운 초등학교 교실, 창가에 쌓인 매미 껍질, 그리고 할머니가 하교할 때마다 건네주던 별 모양 과자의 달콤함.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과자처럼, 나의 여름 기억도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상자 바닥에서 접힌 종이를 발견했다. 펼쳐보니 할머니의 일기였다. "오늘도 과자 공장에서 별을 만들었다. 이 과자를 먹는 아이들의 여름이 별처럼 빛나길." 할머니가 과자 공장에서 일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일기장에는 계속되었다. "공장이 문을 닫는다. 마지막 생산분을 모두 챙겨왔다. 언젠가 우리 손녀가 이 맛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창밖으로 매미 소리가 요란했다. 과자를 하나 더 꺼내 입에 넣었다. 달콤함 속에 숨겨진 미세한 짠맛이 혀끝을 자극했다. 할머니의 땀방울 같았다. 더위에 지쳐 짜증내던 내게 웃음을 선물하기 위해, 할머니는 매일 그 과자를 챙겨주셨던 것이다.
남은 과자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가장자리가 부서져 있었다. 유일하게 온전한 마지막 한 개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창문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과자가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름은 내 손바닥 위에서 달콤하게 녹아내렸다.
오늘 저녁, 동네 제과점에 들어가 물었다. "별 모양 과자를 만들 수 있을까요?" 주인은 미소지었다. "어떤 맛으로 만들어 드릴까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여름맛으로요." 그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일부터 이 동네의, 그리고 누군가의 여름 기억을 책임질 새로운 별이 탄생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