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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여사친

과자 일기: 여사친의 마지막 과자 봉지

마지막 과자 한 조각을 앞에 두고 우리는 열일곱 살의 진실게임을 했다. 봄비가 창문을 두드리던 오후, 미연이의 원룸에서 우리는 텅 빈 과자 봉지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포테이토칩 부스러기가 이불 위에 별자리처럼 흩어져 있었고, 초콜릿 과자의 달콤한 향이 아직 공기 중에 감돌았다.

"대학 가면 연락 끊길 거잖아, 우리." 미연이가 과자 봉지를 구기며 말했다. 봉지가 구겨지는 소리가 내 마음을 긁었다. 열일곱 해를 함께한 여사친의 말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팠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 내가 물었다. 미연이는 대답 대신 마지막 남은 꽈배기 과자를 들어 올렸다. 우리 사이에 놓인 마지막 조각. 단 한 번도 과자를 두고 싸운 적 없던 우리였다.

"이거 먹는 사람이 진짜 속마음 하나 말해야 돼." 미연이의 목소리에서 장난기가 느껴졌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봄비는 점점 더 거세게 창문을 두드렸다.

나는 그 과자를 바라보며 우리의 모든 순간들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나눠 먹던 간식시간의 과자들, 시험 기간에 몰래 주고받던 초콜릿, 슬플 때마다 사 들고 찾아오던 그녀의 위로용 과자 봉지들. 과자는 우리 우정의 역사였다.

"너 먹어." 내가 말했다. 미연이는 망설임 없이 과자를 집어 입에 넣었다. 바삭한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내 진짜 마음..." 그녀가 말을 이었다. "사실 난 네가 좋아." 목소리는 작았지만 또렷했다. "친구로서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과자 맛을 음미하는 척하며 그녀는 내 반응을 기다렸다. 창밖의 비는 잦아들기 시작했고,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알고 있었어." 내가 대답했다. 미연이의 눈이 커졌다. "그래서 일부러 마지막 과자를 너에게 준 거야. 네가 말할 수 있게."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웃음이 터졌다. 미연이는 베개를 집어 내게 던졌고, 나는 그것을 피하지 않고 맞았다. 우리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과자 봉지들이 우리 주변에서 바스락거렸다.

"대학 가도 계속 과자 사 올게." 내가 말했다. "네가 좋아하는 거로."

"약속?" 미연이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우리의 관계가 과자처럼 달콤하면서도 짭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바삭하게 부서지고, 때로는 말랑하게 녹아내리지만, 언제나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 지금도 특별한 날이면, 나는 그녀에게 과자 한 봉지와 함께 작은 쪽지를 보낸다. "마지막 한 조각은 네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