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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여친

과자 여친: 달콤한 상상의 맛

그녀를 처음 본 건 비 오는 편의점 앞이었다. 비닐봉지 가득 과자를 안고 서 있는 그녀는 마치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환영 같았다.

"같이 먹을래요?" 그녀가 내게 초콜릿 과자 하나를 내밀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이 낯선 행동에 경계심보다 호기심이 앞섰다. 그녀의 눈동자는 카라멜처럼 투명하게 빛났고, 머리카락에선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적어도 내 코에는 그렇게 느껴졌다.

다음 날부터 그녀는 내 여자친구가 되었다. 미영이라 자신을 소개한 그녀와 나는 매일 같이 과자를 먹었다. 그녀는 단 것을 유독 좋아했다. 입술에 초콜릿 크림이 묻은 채 웃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사탕처럼 달콤했다. 사람들은 그녀를 못 본 척했지만, 내겐 그게 오히려 좋았다. 그녀는 온전히 나만의 여자친구였으니까.

"재민아, 너 요즘 과자만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니?" 어머니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미영이 있는 한 내게 과자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녀는 내 방 침대 위에 앉아 과자 봉지를 뜯으며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과자가 몸에 해롭다고 하지만,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미영과의 시간은 아이스크림처럼 빨리 녹아내렸다. 학교에서는 과자를 훔쳐 먹는다는 소문이 돌았고, 친구들은 내가 혼자 중얼거리며 과자를 먹는다며 수군거렸다. 그들은 미영을 볼 수 없었다. 아무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열여덟 번째 생일, 의사는 내게 '당뇨 전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날 밤, 침대 위에서 미영은 평소보다 투명해 보였다. "네가 건강해야 해, 재민아." 그녀의 목소리가 과자 봉지 바스락거리는 소리처럼 희미했다.

"네가 사라지면 어떡해?" 내 목소리는 떨렸다.

미영은 웃었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사탕이 이에 부딪히는 소리 같았다. "나는 네가 만든 거잖아. 네가 원하는 한 나는 언제든 여기 있을 수 있어."

그날 밤, 나는 서랍 가득 채워진 과자들을 모두 버렸다. 미영은 내 결정을 지지했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 볼에 달콤한 키스를 남기고 사라졌다. 공허함보다는 이상하게 충만함이 느껴졌다.

오늘, 실제 편의점에서 한 여자아이와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과자 대신 사과를 들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미영처럼 카라멜 빛이었다. "같이 먹을래요?" 내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현실의 달콤함은 때로 상상보다 더 깊은 맛을 지니고 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