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간식 괴담
그날 밤, 동아리방에서 내가 어둠 속에 꺼낸 건 다름 아닌 이어폰이었다. 아직 남아있던 선배들의 괴담 공유가 귀에 들어오지 않도록 음악을 틀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공포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내 노력이 무색하게도,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건 음악이 아닌 누군가의 숨소리였다.
"자, 이제 다음은 '복도 끝 간식 아주머니' 이야기야." 동아리 회장인 민준 선배가 손전등을 턱 밑에 대고 말했다. "우리 학교에만 전해 내려오는 괴담이지. 자정이 지나면 3층 서쪽 복도 끝에 간식을 파는 아주머니가 나타난대. 특히 시험 기간에 늦게까지 남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만 보인다고."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마른 침을 삼켰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바로 3층 서쪽 끝 동아리방이었기 때문이다. 벽시계는 11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파는 간식을 먹으면 시험에서 백발백중 나온대. 대신..." 민준 선배가 뜸을 들였다. "그 대가로 3일 뒤 네 영혼을 가져간다고 해."
그 순간 동아리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간식 사세요?"
모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누구도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교복을 입은 또래 여학생이 간식 트레이를 들고 서 있었다.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었다.
"야식 배달이에요. 누가 주문하셨나요?" 그녀가 물었다.
우리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저 학생회에서 시험 기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작한 야식 배달 서비스였다. 하지만 내가 학생증을 보여주기 위해 지갑을 꺼내는 순간, 트레이 위의 간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식품 회사에서도 보지 못한 포장지에 싸인 과자와 빵, 그리고 이름 모를 음료수들.
"전 주문한 적 없는데요." 내가 말했다.
"괜찮아요. 오늘은 무료예요." 여학생이 미소를 지었다. 그때 복도의 불이 깜빡이더니 그녀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변했다. 주름진 노인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가 사라졌다. "단, 3일만 맛있게 드세요."
그녀는 트레이를 내밀었고, 나는 이상하게도 거절할 수 없는 충동을 느끼며 과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내 손목에 차가운 손이 감겼다. 민준 선배였다.
"먹지 마."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학생, 3년 전에 시험 스트레스로 자퇴한 선배야. 마지막으로 본 게 이 동아리방 앞이었어."
고개를 들어 다시 보니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닥에 떨어진 간식 하나만이 우리가 방금 전 누군가를 만났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내 손에는 여전히 그 과자가 쥐어져 있었다. 포장지 뒷면에는 유통기한 대신 날짜가 적혀 있었다 - 오늘로부터 정확히 3일 후.
다음 날 치른 시험에서 나는 처음으로 전과목 만점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3일째 밤을 맞이하며 창가에 앉아 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학교 3층 복도 끝에 누군가가 서 있다. 손에는 간식 트레이를 들고,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